엔비디아·테슬라 출신 박민우 사장 영입
AVP본부·포티투닷 통합 지휘로 기술 상용화 가속
AVP본부·포티투닷 통합 지휘로 기술 상용화 가속

현대차그룹이 SDV와 자율주행 경쟁력 강화를 위해 조직 전반의 리더십 체계를 재정비했다고 13일 밝혔다. 그룹은 자율주행 기술 분야에서 연구개발부터 양산과 상용화까지 전 과정을 경험한 박민우 박사를 첨단차플랫폼(AVP) 본부장 겸 포티투닷 대표로 선임하며, 소프트웨어 중심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전환을 본격화했다.
이번 인사는 단순한 외부 인재 영입을 넘어, 기술 개발과 사업 실행 간 단절을 해소하겠다는 전략적 판단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SDV와 자율주행 분야에서 제기돼 온 기술 격차 우려와 리더십 공백을 동시에 정리하기 위한 인사로 보고 있다. 특히 그룹 차원의 SDV 전략이 구체적 성과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내부·외부 평가를 의식한 조치라는 분석도 나온다.
박 사장은 글로벌 자율주행 기술 경쟁의 최전선에서 성과를 입증해 온 인물이다. 그는 엔비디아에서 자율주행 인지 기술 조직의 초기 단계부터 합류해 개발 체계 전반을 구축했고,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의 협업을 통해 연구 단계 기술을 실제 양산 차량에 적용 가능한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핵심 역할을 수행했다.
각국의 규제와 도로 환경을 충족하는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구현하며, 기술을 산업 현장으로 연결하는 경험을 축적했다.
이전에는 테슬라에서 오토파일럿 개발 핵심 멤버로 활동하며 테슬라 최초의 ‘테슬라 비전’ 구축을 주도했다. 외부 솔루션에 의존하던 구조에서 벗어나 카메라 기반 컴퓨터 비전과 딥러닝 중심의 자율주행 체계를 설계했고, 이는 이후 글로벌 자율주행 기술의 표준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 자율주행 기술이 하드웨어 경쟁을 넘어 소프트웨어 경쟁으로 전환되는 분기점을 만든 인물로 평가받는 이유다.
현대차그룹이 박 사장을 선택한 배경에는 ‘기술을 제품으로 만드는 실행력’이 있다. SDV와 자율주행은 기술적 난도가 높은 만큼 연구 성과와 실제 양산 성과 사이의 간극이 크다는 점이 산업 전반의 과제로 꼽혀왔다. 그룹은 글로벌 무대에서 검증된 경험을 통해 기술 개발과 양산, 사업화 간 연결 고리를 강화하고, SDV 전략의 실행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조직 측면에서도 이번 인사의 상징성은 적지 않다. 만 48세의 젊은 리더십을 핵심 조직 수장으로 전면에 배치한 것은 연공이나 내부 순환 중심의 인사 관행에서 벗어나 성과와 역량을 우선시하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특히 한국 출신 글로벌 기술 리더라는 점은 내부 엔지니어링 조직에 도전과 동기 부여 측면에서 적지 않은 파급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사를 계기로 AVP본부와 포티투닷의 역할도 보다 명확해질 전망이다. AVP본부는 차량 소프트웨어와 자율주행 기술 전반의 전략과 실행을 총괄하고, 포티투닷은 SDV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의 실질적 개발과 고도화를 담당하는 구조가 정착될 가능성이 크다. 분산돼 있던 기능을 하나의 지휘 체계로 묶어, 기술 개발과 제품 적용의 속도를 동시에 높이겠다는 계산이다.
현대차그룹은 앞서 R&D본부장에 만프레드 하러 사장을 선임한 데 이어, 박민우 사장을 AVP본부와 포티투닷의 수장으로 영입하며 미래 기술 개발 축의 리더십 진용을 완성했다. 전동화 이후 경쟁 국면에서 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 자율주행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성장 공식을 본격 가동하기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번 리더십 재편이 SDV 전략의 성패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선언과 로드맵을 넘어 실제 차량과 시장에서 성과를 입증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 간 소프트웨어 경쟁이 본격화된 상황에서, 현대차그룹이 실행력을 앞세워 기술 경쟁의 다음 국면을 열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