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정부 시위 과정서 레자 팔레비의 지지의 목소리 확산
이미지 확대보기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CNN 등 다수의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28일부터 이란 전역에서 이어지고 있는 반정부 시위 과정에서 레자 팔레비에 대한 지지의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이란에서는 2022~2023년의 ‘히잡 반대 시위’ 등 굵직한 반정부 시위가 이어져 왔으나, 수십 년 전 무너진 왕조의 복귀를 전면에 내세운 구호는 거의 등장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최근 시위에서 포착된 변화는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오랫동안 미국에 머물러 온 레자 팔레비는 1940년대부터 이란을 통치한 모하메드 레자 팔레비 전 국왕의 아들로 팔레비 왕조의 마지막 왕세자였다.
팔레비 왕조가 무너진 이슬람 혁명이 벌어졌을 당시 레자 팔레비는 미국에서 전투기 조종사 훈련을 받고 있었다. 1980년 망명지인 이집트에서 부친이 사망한 후 레자 팔레비는 스스로를 새 이란 국왕이라고 선언했다. 하지만 그는 이후 수십년간 이란 신정체제 반대 세력을 자기 중심으로 결집하는 데 실패했다.
이란 내부에서도 축출된 팔레비 왕조는 오랫동안 그리움과 향수보다는 혐오의 대상으로 여겨졌다.
따라서 레자 팔레비가 이란 반정부 시위대의 구심점으로 부상한 현 상황은 이란인들의 생각에 상당한 변화가 있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다만 레자 팔레비 부상은 현 신정일치 체제에 대한 염증이 낳은 반작용일 가능성이 커서 많은 이란 국민이 실제로 옛 왕조의 부활을 바라는 것으로까지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많다.
NYT는 "전문가들은 최근 레자 팔레비의 평판이 좋아진 것은 이란 국민들이 진정으로 이란이 옛 군주제로 복귀하는 것을 바라기 때문이라기보다는 이슬람 공화국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한다"며 "많은 이란인이 그가 현 정권과는 달리 친서방, 세속적이고 경제적 고립을 끝낼 능력이 있는 인물로 본다"고 전했다.
레자 팔레비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이란인들의 시위 참여를 공개적으로 독려하면서 향후 이란의 국왕이 될 생각은 없지만 이란이 세속적 민주주의 사회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중요한 정치적 역할을 하기를 바란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하지만 레자 팔레비의 이란 내 정치적 영향력에는 한계가 크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오랜 망명 생활을 해온 레자 팔레비에게는 이란 내 조직적 세력이 부족하다. 게다가 이란 신정체제 붕괴를 원하는 이란인들 중에서도 여전히 왕정복고에 단호한 반대 의사를 밝히는 이들도 적지 않다.
특히 이란 인구의 거의 절반에 달하는 소수 민족들은 과거 팔레비 왕조가 자치권을 부여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팔레비 왕조에 부정적인 인식이 강하다.
'이란 사람들이 원하는 것'의 저자인 아라시 아지지는 CNN에 "레자 팔레비는 분명히 영향력을 키웠고, 이란 야권의 선두 주자가 됐다"면서 "하지만 그는 분열을 일으키는 인물이지, 통합하는 인물이 될 수 없다"고 했다.
구성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oo9koo@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