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대 10나노급(1b) 기술로 서버용 D램 ‘초격차’ 시동
AI 데이터센터 ‘큰손’ 공략 가속화… “풀스택 메모리 리더십 굳건”
AI 데이터센터 ‘큰손’ 공략 가속화… “풀스택 메모리 리더십 굳건”
이미지 확대보기글로벌 전자 부품 전문 매체 에버티크(Evertiq)는 9일(현지시각) SK하이닉스가 32Gb(기가비트) 5세대 10나노급(1b) 기술을 적용한 256GB(기가바이트) DDR5 RDIMM 제품에 대해 인텔의 데이터센터 인증 절차를 최종 완료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인증은 AI 시대의 핵심 인프라로 꼽히는 고성능 서버 시장을 겨냥한 중대한 기술적 성과로, SK하이닉스가 단순 부품 공급사를 넘어 ‘풀스택(Full-stack) AI 메모리’ 솔루션 기업으로서 입지를 강화하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풀스택’이란 본래 소프트웨어 개발의 전 계층을 아우르는 용어이나, AI 메모리 맥락에서는 데이터의 수집부터 저장, 처리, 추론, 서비스까지 전 과정을 포괄하는 토털 솔루션 기업을 지향한다는 의미다.
1b 기술 기반 ‘초고용량’ 구현… 까다로운 인텔 검증 통과
SK하이닉스가 이번에 인증받은 제품은 최첨단 미세공정인 10나노급 5세대(1b) 기술을 적용한 32Gb DDR5 D램을 기반으로 한다. RDIMM(Registered Dual In-line Memory Module)은 서버용으로 특화된 고성능 메모리 모듈로, 일반 PC용 메모리 대비 월등히 빠른 데이터 처리 속도와 높은 안정성을 자랑한다.
SK하이닉스는 인텔의 미국 현지 ‘어드밴스드 데이터센터 개발 랩(Advanced Data Center Development Laboratory)’에서 진행된 고강도 테스트와 검증 과정을 모두 통과했다. 이로써 해당 제품은 인텔의 차세대 서버용 CPU인 ‘제온 6’ 플랫폼에서 성능과 호환성, 품질 신뢰성을 완벽하게 보장하는 업계 최초의 서버 모듈로 공인받았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월, 4세대 10나노급(1a) 16Gb D램을 기반으로 한 256GB 제품의 인텔 인증을 획득한 바 있다. 이어 1년 만에 차세대 공정인 1b 기술을 적용한 제품까지 연달아 인증을 받아내며 경쟁사 대비 한발 앞선 기술 개발 속도를 과시했다.
HBM 넘어 ‘고용량 DDR5’로 전선 확대… 수익성 극대화 노린다
이번 인증은 단순히 기술력을 확인하는 수준을 넘어, 급성장하는 AI 데이터센터 시장의 수요 변화를 정확히 조준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생성형 AI와 고성능 컴퓨팅(HPC) 작업이 늘어나면서 GPU(그래픽처리장치)에 탑재되는 HBM뿐만 아니라, CPU(중앙처리장치)가 방대한 데이터를 원활하게 처리하도록 돕는 고용량 DDR5 D램의 중요성도 날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제품은 단일 모듈로 256GB라는 초고용량을 구현해, 데이터센터 운영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 전력 효율이 높은 1b 공정을 적용해,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는 데이터센터의 운영 비용 절감(TCO)에도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상권 SK하이닉스 부사장(D램상품기획 담당)은 “고객의 요구에 한발 앞서 대응하며 서버용 DDR5 시장에서 리더십을 공고히 했다”며 “앞으로도 고성능, 저전력, 고용량 메모리 솔루션을 지속적으로 선보여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토털 AI 메모리 프로바이더’로서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텔 측도 이번 협력에 대해 강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디미트리오스 지아카스(Dimitrios Ziakas) 인텔 데이터센터 그룹 부사장은 “양사의 긴밀한 기술 협력이 결실을 맺었다”며 “이번 고용량 모듈은 AI 애플리케이션이 요구하는 방대한 데이터 처리 능력을 충족시켜, 데이터센터의 성능과 효율을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평가했다.
폭등하는 서버용 D램 시장… ‘기준 제품’ 선점으로 수조 원대 매출 기대
이 같은 기술적 성과는 우호적인 시장 환경과 맞물려 시너지를 낼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서버용 D램 시장은 AI 서버 투자 확대에 힘입어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보고서는 2026년 1분기 서버용 D램의 계약 가격이 전 분기 대비 약 60% 이상 급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북미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CSP)들의 재고 확보 경쟁과 AI 서버 고용량화 추세가 맞물린 결과다.
특히 2025년 말을 기점으로 서버용 D램 시장에서 DDR5가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넘어선 것으로 파악되며, 2026년에는 제온 6 등 신규 CPU 도입 확산으로 DDR5가 주류로 완전히 자리 잡을 전망이다.
SK하이닉스와 인텔 간의 구체적인 DDR5 공급 계약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시장의 기대감은 높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증이 단순한 기술 검증을 넘어, 인텔 제온 6 프로세서를 구매하는 주요 데이터센터 고객사들이 SK하이닉스의 256GB 모듈을 ‘기준 제품(Reference)’으로 채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본다. 이는 향후 수조 원대 규모의 서버용 D램 매출로 직결될 수 있는 강력한 신호다.
증권가에서는 SK하이닉스가 HBM 시장의 독주 체제에 이어 범용 D램 시장에서도 ‘초격차’ 전략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삼성전자와 마이크론 등 경쟁사들이 추격하고 있지만, 인텔이라는 강력한 파트너와의 선제적 협업을 통해 차세대 규격의 표준을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번 인증으로 SK하이닉스는 향후 본격화될 ‘제온 6’ 기반의 신규 서버 교체 수요를 선점할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게 됐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