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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 디코드] 美 온세미, 전력 손실 절반 줄인 '수직형 GaN 파워반도체' 공개

700V·1200V 고전압 대응…AI·전기차·재생에너지 시장 정조준
사진=오픈AI의 챗GPT-5가 생성한 이미지이미지 확대보기
사진=오픈AI의 챗GPT-5가 생성한 이미지

미국 반도체 기업 온세미(Onsemi)가 질화갈륨(GaN) 기반 차세대 파워반도체 분야에서 기술적 돌파구를 마련했다.

닛케이는 8일(현지시각) 온세미가 기존 제품 대비 전력 손실을 절반으로 줄인 '수직형(Vertical) GaN 파워반도체'를 개발했다고 보도했다.

신제품은 AI 데이터센터, 전기차(EV), 재생에너지 발전소 등 고효율 전력 변환이 요구되는 산업에 우선 투입될 예정이다.

회사는 700볼트(V)급과 1200볼트(V)급 제품을 시작으로 조만간 샘플 출하를 개시한다.

파워반도체는 전력의 흐름과 전압을 제어하는 핵심 부품이다.

온세미는 기존의 실리콘(Si) 대신 질화갈륨(GaN)을 채택해 전력 손실을 크게 줄이고 효율을 높였다. 이로써 전압 안정화용 부품이 불필요해지고, 완성품의 소형화와 경량화가 가능해졌다.

AI 서버나 전기차 인버터, 재생에너지용 전력변환장치(PCS) 등에서는 이러한 효율 개선이 직접적인 에너지 절감으로 이어진다.

지금까지 상용화된 GaN 파워반도체는 대부분 전류가 수평 방향으로 흐르는 '수평형(lateral)' 구조였다.

온세미는 이번에 기판 자체를 GaN으로 바꾸고, 그 위에 GaN을 적층해 전류가 수직으로 흐르는 '수직형(vertical)' 구조를 구현했다.

이 방식은 수평형 대비 대전류·고전압 환경에서의 안정성이 뛰어나며, 전력 변환 효율을 한층 끌어올릴 수 있다.

온세미 관계자는 "새로운 수직형 구조를 통해 AI, 전기차, 재생에너지 분야의 고전압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차세대 파워솔루션을 제공하게 됐다"고 밝혔다.

회사는 이번 제품을 바탕으로 AI용 전력관리 시스템, 차량용 전력반도체, 에너지 저장 장치(ESS) 등 고효율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한편, 글로벌 파워반도체 시장에서는 일본 기업의 입지도 여전히 견고하다. 상위 10개 업체 중 4곳이 일본 기업이며, 도요타고세이(豊田合成)는 GaN 결정 성장부터 기판·디바이스 개발까지 일관 체제를 갖추고 있다.

다만 수직형 GaN은 생산 단가가 높고, 대면적 기판 제조가 어렵다는 점이 상용화의 주요 과제로 지적된다.

온세미는 차량용 반도체 분야에서 강점을 보유하고 있으며, 일본 주요 완성차 업체들과도 거래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회사는 최근 타사로부터 수직형 GaN 관련 지적재산권(IP)과 생산 설비를 확보해 이번 신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온세미는 향후 고효율 전력 변환 수요가 급증하는 AI·모빌리티·재생에너지 시장을 중심으로 GaN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전력 효율 경쟁이 치열해지는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 우위를 확립한다는 전략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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