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26% 증가했는데 주가는 폭락...비용 급증으로 영업이익률 2.7포인트 하락
구글·MS·아마존은 클라우드 수익으로 버티고, 애플은 주주배당으로 1조 달러 환원
구글·MS·아마존은 클라우드 수익으로 버티고, 애플은 주주배당으로 1조 달러 환원
이미지 확대보기메타플랫폼(이하 메타)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각) 주가가 전일 대비 11% 떨어지며 3년 만에 최악의 낙폭을 기록했다. 반면 애플은 AI 지출 경쟁에서 빠져나간 채 자사주 매입과 배당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현금 환원 프로그램 누적 규모가 1조 달러(약 1430조 원)에 가까워졌다.
AI 지출 급증에 수익성 악화, 메타에 경고등
지난달 31일(현지시각) 배런스 분석 보도를 보면, 메타는 지난 3분기 매출이 514억 달러(약 73조 원)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6% 늘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주가는 11.3% 떨어졌다. 광고 매출 증가에도 AI 투자로 인한 비용 급증이 투자자들의 우려를 샀기 때문이다.
메타는 2025년 설비투자 전망을 연초 이래 세 번째로 높여 700억~720억 달러(약 100조~103조 원)로 제시했다.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30일 실적 설명회에서 "핵심 사업에서 수익을 확인하고 있어 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확신이 든다"며 2026년에도 지출이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비용 증가 속도가 매출 증가를 앞질렀다는 점이다. 3분기 총 비용은 32% 늘어 매출 증가율 26%를 웃돌았고, 영업이익률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7 포인트 떨어졌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메타의 감가상각비가 내년 48%, 그 다음 해 43% 늘 것으로 내다봤다. 감가상각비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올해 9%에서 2030년 22%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30일 메타의 분기 실적에서 리얼리티랩스 부서는 44억 달러(약 6조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2020년 말 이후 누적 손실액이 700억 달러(약 100조 원)를 넘어섰다. 지난 12개월간 메타의 남은 현금흐름은 전년 대비 14% 줄었다.
데이터센터 장비는 일반적으로 5년 반에 걸쳐 값을 떨어뜨린다. 메타가 장비에 1000억 달러(약 143조 원)를 쏟으면 매년 180억 달러(약 25조 원)의 감가상각비가 발생하는 셈이다. 메타의 설비투자 급증은 지금 앞으로 여러 해 동안 재무 상태를 크게 바꿀 것으로 보인다.
비용 증가의 원인은 두 가지다. 첫째는 최근 AI 연구원 대량 채용과 이들에게 주는 9자리 연봉이다. 이는 3분기 연구개발 비용에 반영됐고, 연구개발 비용은 전년 대비 35% 늘었다. 둘째는 장비 감가상각비다. 메타의 설비투자는 올해 700억~72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구글·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 클라우드가 완충 역할
알파벳(구글 모회사)은 2025년 설비투자 전망을 910억~930억 달러(약 130조~133조 원)로 높였다. 메타보다 AI 투자 규모가 크지만, 1000억 달러가 넘는 현금 보유고와 늘어나는 현금흐름으로 여력이 있다는 평가다. 알파벳의 지난 12개월 남은 현금흐름은 전년 대비 32% 늘었다.
구글의 3분기 매출은 1024억 달러(약 146조 원)로 100억 달러(약 14조 원)를 처음 넘어섰으며, 전년 같은 기간보다 16% 늘었다. 특히 구글 클라우드 매출은 152억 달러(약 21조 원)로 34% 가파르게 늘었으며, 영업이익률도 크게 나아졌다. 구글 클라우드 고객의 70% 이상이 AI 제품을 쓰고 있으며, 생성형 모델 기반 제품의 매출은 전년 대비 200% 이상 자랐다. 클라우드 미수금은 1550억 달러(약 221조 원)에 달하며, 지난 2년간 체결한 10억 달러(약 1조 원) 이상 큰 계약 건수가 그 이전보다 많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회계연도 2025년 3분기 애저(Azure) 클라우드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33% 늘었다고 밝혔다. 지능형 클라우드 부문 매출은 309억 달러(약 44조 원)로 28% 성장했으며, 영업이익률은 43%를 기록했다. 다만 지난 2년간 영업이익률은 다소 떨어졌다. 마이크로소프트의 3분기 설비투자는 349억 달러(약 44조 원)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74% 급증했으며, 이는 애저의 매출과 수익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평가다.
아마존웹서비스(AWS)는 3분기 매출이 331억 달러(약 47조 원)로 20% 늘었으며, 올해 처음 9개월간 매출은 930억 달러(약 133조억 원)에 달했다. AWS 영업이익은 114억 달러(약 16조 원)로 전년 같은 기간 104억 달러(약 14조 원)에서 늘었다. 앤디 재시 아마존 CEO는 지난달 31일 "AWS는 2022년 이후 보지 못한 속도로 자라고 있다"며 "AI와 핵심 인프라에서 강한 수요가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아마존은 올해 설비투자로 1250억 달러(약 178조 원)를 쓸 계획이며, 2026년에는 이보다 더 많은 금액을 투자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에서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의 클라우드 부문이 앞으로 1년간 중요한 완충 역할을 할 것이며, AI 수익 창출 수단으로 기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애플, AI 투자 경쟁에서 빠져나가며 주주 환원에 집중
애플은 빅테크 경쟁사들과 달리 AI 지출 경쟁에 본격 나서지 않고 있다. 애플의 현금 보유고는 1200억 달러(약 171조 원)가 넘으며, 2012년 배당을 시작한 뒤 2013년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더했다.
그 뒤 애플이 주주들에게 돌려준 총 금액은 9940억 달러(약 1422조 원)에 달하며, 절반 이상이 최근 5년간 이뤄졌다. 이 과정에서 희석 주식 수는 44% 줄어 주당 지표를 78% 높였다. 애플의 자사주 환원 프로그램은 2026년 1분기 중 1조 달러(약 1430조 원)를 뚫을 것으로 전망된다.
팀 쿡이 2005년 최고운영책임자(COO)가 된 뒤 애플은 자체 공장을 운영하지 않고 위탁 제조업체에 자본 비용을 떠넘기는 자산 가벼운 전략을 지켜왔다. 애플은 메타와 다른 빅테크 기업들의 큰 자본 예산에 맞설 수도 있지만, 그것은 애플의 방식이 아니라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인텔이 현금 환원 프로그램을 계속하는 동안 대만 TSMC에 밀려난 사례가 거론되고 있다. TSMC는 2025년 설비투자로 380억~420억 달러(약 54조~60조 원)를 쓸 계획이다. 인텔 경영진들이 지금 그 현금 일부라도 돌려받고 싶어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월가에서는 메타가 광고 사업은 여전히 강하지만 실적으로 입증해 보여야 하는 처지가 됐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한편 지난달 29일 메타는 구(舊) 세법에 따른 160억 달러(약 22조 원)의 일회성 세금 부담도 공시했다. 메타의 남은 현금흐름 압박은 AI 지출 외에도 여러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
빅테크 기업들의 AI 투자 전략과 그에 따른 밝음과 어두움이 뚜렷해지면서, 투자자들은 단순한 성장 약속이 아닌 구체적인 수익 창출 능력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