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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정상회담] 미국, 주한미군 기지 소유권 요구…한국에 무기·에너지 협력 압박

트럼프, 백악관 회담서 조선·방산·무역 현안 거론
이재명 대통령과 첫 회담서 미소 속 기싸움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영접 나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영접 나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각)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직전 주한미군 기지 부지 소유권을 미국에 넘겨줄 것을 공식적으로 언급했다.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우리는 친구"라며 즉답을 피했지만, 한국의 미국산 무기와 에너지 구매 확대를 강하게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에 있는 큰 기지의 소유권을 확보하고 싶다"며 "기지를 짓는 데 많은 돈을 썼고, 한국도 일부 기여했지만 이제는 임대 계약을 끝내고 미국 소유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 4만 명 이상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다"고 했지만, 실제 주둔 규모는 약 2만8500명 수준이다.

◇ 무기·에너지 협력 강조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미국산 무기와 에너지를 더 많이 구매해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미국은 세계 최고의 군사 장비를 만든다. 한국은 중요한 구매국으로서 더 큰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알래스카 석유와 천연가스 등 미국의 에너지는 한국에도 필요하다"며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풍부한 천연가스 매장국"이라고 덧붙였다.

또 "일본이 미국의 에너지 사업에 적극 투자하는 만큼 한국도 이 흐름에 동참해야 한다"며 "알래스카와 아시아는 멀어 보이지만 실제로는 가까운 이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발언은 최근 한국 정부가 미국과의 통상 협상에서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와 1000억 달러 상당의 미국산 에너지 구매를 조건으로 상호관세율을 25%에서 15%로 낮추는 데 합의한 상황과 맞물린다.

◇ 긴장 속 부드럽게 이어진 회담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직전 SNS에 "한국에서 숙청이나 혁명 같은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글을 올려 긴장감을 높였다. 이어 "한국 정부가 교회를 압수수색하고 미군 기지에서 정보를 수집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특검이 사실 확인 차원에서 조사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오해였음을 확신한다"며 상황을 정리했다.

회담은 예정 시간보다 30여 분 늦게 시작됐다. 백악관에 도착한 이 대통령을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맞으며 분위기는 한결 부드러워졌다. 붉은색 넥타이를 맨 두 정상은 웃으며 악수했고, 회담장으로 향하며 환담을 나눴다.
오벌오피스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을 백악관에 모시게 돼 영광"이라며 "선거 승리를 다시 한번 축하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새로 단장한 오벌오피스가 품격 있고 미국의 번영을 상징하는 것 같다"고 화답했다. 두 정상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둘러싼 농담을 주고받으며 회담 내내 웃음을 이어갔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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