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이 유럽연합(EU)산 제약·목재·반도체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최대 15%로 제한하기로 합의했다고 NBC뉴스가 21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앞서 유럽 제약업계에 최대 250%, 반도체 산업에는 최대 10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으나 이번 합의로 관세 수준이 대폭 낮아졌다.
◇ 9월 1일부터 일부 품목 관세 철회
양측의 합의문에 따르면 미국은 다음달 1일부터 코르크를 포함한 일부 천연자원, 항공기 및 부품, 복제약과 원재료, 화학 전구체 등에 대한 관세를 1월 이전 수준으로 되돌릴 예정이다. 당시 항공기 수입 관세율은 0%였다.
아일랜드는 미국 제약 수입의 주요 공급국이며 EU 전체는 미국의 최대 교역 파트너다.
◇ 에너지·AI 칩 대규모 구매 약속
EU는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원유, 원자력 제품을 2028년까지 총 7500억 달러(약 1조558조 원) 규모로 구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EU는 미국산 인공지능(AI) 칩을 최소 400억 달러(약 56조2800억 원)어치 확보해 데이터센터에 도입하기로 했다.
EU 기업들의 미국 내 전략 산업 투자 규모도 2028년까지 6000억 달러(약 844조2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이번 합의문은 이를 ‘기대치’로 명시했으며 확정된 약속은 아니라는 점에서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CNBC와 인터뷰에서 “6000억 달러를 내가 원하는 곳에 투자하게 할 수 있다”며 이번 합의를 “되갚을 필요 없는 선물”이라고 주장했다.
◇ 자동차 관세도 완화 가능성
이번 합의에 따라 EU는 미국산 에너지 수입 외에도 디지털 무역장벽 및 핵심 광물 수출제한 대응에 협력하기로 했다. 또 EU가 자국 산업 관세를 낮추는 법안을 도입하면 미국도 유럽산 자동차 관세를 낮출 계획이다.
한편, 미국과 EU는 이달 7일부터 상호 관세율을 일괄 15%로 적용하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