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와 테슬라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는 중국 최대 전기차 메이커 비야디가 실적 발표를 앞두고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경쟁 구도가 양사의 실적과 제품군에서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1일(이하 현지시각) 인베스터스비즈니스데일리(IBD)에 따르면 테슬라는 올해 2분기 실적에서 전년 동기 대비 40% 가까운 순익 감소가 예상되고 있으며 차량 인도량 역시 줄었다. 반면 비야디는 올해 1분기 순익이 테슬라를 처음으로 앞질렀고 판매량과 글로벌 확장세도 이어가고 있다.
◇ 테슬라 ‘로보택시’ 기대…실적·라인업은 부진
테슬라는 올해 2분기 38만4122대를 인도해 전년 대비 13.5% 감소했지만 시장 예상치였던 35만대보다는 많았다. 그러나 모델Y, 모델S, 모델X를 포함한 주력 차종의 노후화와 7500달러(약 1040만원)의 미국 전기차 세액공제 종료, 브랜드 이미지 훼손 등 악재가 겹치면서 반등 여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현재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서 시험 운행 중인 '로보택시'를 미래 먹거리로 내세우고 있다. 테슬라는 지난 6월 22일부터 약 11대의 모델Y 차량으로 로보택시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차량 내에는 안전 요원이 탑승하고 원격 운영 시스템도 갖췄다. 그러나 최근 열차 건널목에서 안전요원이 직접 제동하는 사건이 있었던 만큼 완전 자율주행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전망이다.
이밖에 테슬라는 생산 지연 중인 보급형 전기차, 사이버트럭의 부진한 판매량, 늦어지는 세미트럭 대량생산, 기대감만 큰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등에서도 뚜렷한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 비야디, 판매·수익·글로벌 진출 모두 ‘압승’
반면에 비야디는 올해 2분기에 총 114만5150대의 전기차를 판매하며 전년 대비 16% 판매 신장률을 기록했다. 순수전기차(BEV) 판매는 60만6953대로 전년 대비 45.8% 증가하며 테슬라를 3개 분기 연속으로 앞질렀다. 1분기 순익은 전년 대비 100.4% 증가한 12억6000만달러(약 1조7550억원)로 테슬라의 9억3400만달러(약 1조2903억원)를 상회했다.
비야디는 고속 충전 기술을 탑재한 한(Han) L 세단과 탕(Tang) L SUV 출시, 자율주행 보조시스템(ADAS) 무상 탑재,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블레이드 배터리’ 기술 내재화 등으로 기술 경쟁력도 강화하고 있다. 가격 인하에도 속에서도 수익성과 시장점유율을 동시에 지켜내고 있다는 평가다.
또 헝가리·터키·브라질·태국·인도네시아 등지에 현지 생산기지를 확충하며 글로벌 진출 속도를 높이고 있다. 미국 승용차 시장에는 진출하지 않았지만, 전기버스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부문에서는 이미 북미 시장에서 활동 중이다.
◇ 시장 반응은 엇갈려…테슬라 주가는 하락, 비야디는 상승세
올해 들어 이달 18일까지 테슬라 주가는 18.4% 하락했으며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200일·50일 이동평균선을 간신히 회복한 상태다. 반면 비야디 주가는 같은 기간 37.9% 상승했으며 5월 23일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뒤 가격 인하 여파로 조정을 겪고 있다.
두 기업의 시가총액은 여전히 큰 차이를 보인다. 테슬라는 이달 18일 기준 1조600억 달러(약 1465조원)로 비야디의 1321억 달러(약 182조원)를 크게 앞서고 있다. 다만 테슬라의 가치는 상당 부분이 ‘자율주행’에 대한 기대에 기반해 있다는 점에서 향후 기술 상용화 여부에 따라 주가의 변동성이 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