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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입맛 사로잡은 K-라면…수출 1조원 시대 열렸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한 시민이 라면을 고르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1이미지 확대보기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한 시민이 라면을 고르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1
올해 상반기 라면 수출액이 사상 처음으로 1조 원을 돌파했다. 해외 수요 증가와 국내 라면업체들의 생산 확대 전략이 맞물리면서 하반기에도 호실적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한국무역협회(KITA)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1~6월) 라면 수출액은 7억3172만 달러, 한화 약 1조184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23.9% 증가한 수치다.

국내 라면 수출액은 매년 사상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2022년 3억8328만 달러(약 5335억 원), 2023년 4억4605만 달러(약 6207억 원), 2024년 5억9022만 달러(약 8213억 원)로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라면 수출 성장세는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이 주도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전체 매출의 80%를 해외에서 올리고 있으며, 불닭볶음면은 글로벌 누적 판매량 50억 개를 돌파한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삼양식품은 해외 매출만 1조3300억 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증권가 컨센서스에 따르면 올 2분기 실적 전망도 밝다. 삼양식품의 2분기 매출은 542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영업이익은 1279억 원으로 43% 급증할 전망이다. 지난 1분기에 이어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에는 생산 능력 확충을 바탕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삼양식품은 지난 6월 밀양 제2공장을 준공하고 이달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해당 공장은 기존 계획보다 20% 늘어난 연간 8억3000만 식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췄다. 일일 가동 시간을 20시간에서 22시간으로 늘린 결과다.

밀양공장 본격 가동과 함께 해외 주요 유통업체의 입점률도 높아질 전망이다. 권우정 교보증권 연구원은 “밀양 제2공장 가동에 힘입어 글로벌 유통망 확대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50%인 글로벌 유통업체 코스트코의 입점률도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농심도 글로벌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초 부산 녹산에 연간 5억 개 규모의 라면을 생산할 수 있는 수출 전용 공장을 착공했다. 목표대로 2026년 하반기에 완공이 이뤄지면, 북미 지역에서 테스트 중인 신제품 ‘신라면 툼바’의 판매 확대와 맞물려 농심의 해외 성장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농심의 올해 2분기 예상 실적은 매출 9029억 원, 영업이익 498억 원, 순이익 45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9%, 14.0%, 6.8%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3분기부터는 실적 반등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손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신라면 툼바는 아직 초기 입점 단계지만, 북미 외에도 동·북유럽 등 글로벌 커버리지가 확장되고 있다”며 “유럽 판매법인 실적도 3분기부터 본격 반영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오뚜기는 주요 라면 3사 가운데 해외 실적 규모는 비교적 작지만,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해외 매출은 2020년 2409억 원에서 2023년 3325억 원으로 증가했다. 특히 미국법인 ‘오뚜기 아메리카’는 지난해 1044억 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 대비 13.2% 성장했다.

오뚜기는 글로벌 수출 확대를 위해 물류 인프라 확충과 현지 법인 설립도 추진 중이다. 현재 65개국에 수출 중인 자사 라면 제품은 올해 중 70개국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대표 제품인 ‘진라면’의 인도네시아 판매도 연내 시작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도 “케데헌 등 K-콘텐츠 및 K-컬쳐의 인기로 올해, 그리고 내년까지 국내 라면의 인기는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미국 관세 리스크가 현실화되더라도 고가의 제품이 아닌 식품의 특성상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정경 기자 jung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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