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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아프리카를 위안화 국제화 '시험장'으로 활용…달러 패권 도전 가속

이집트·나이지리아·남아공 등 아프리카 국가, 위안화 무역·투자 협정 체결 '봇물'
통화 스와프·CIPS 연계 결제 확대… 美 달러 의존도 낮추고 '탈달러화' 거점 확보
중국 위안 지폐.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위안 지폐. 사진=로이터
중국이 위안화의 국제화를 위한 핵심 시험장으로 아프리카 대륙을 적극 활용하고 있으며, 위안화의 글로벌 사용을 확대하고 미국 달러의 지배력을 약화시키기 위한 노력을 가속하고 있다. 이집트, 나이지리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다수의 아프리카 국가들이 무역 및 금융 거래에서 위안화를 도입하기 위한 협정을 잇따라 체결하고 있다고 16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최근 중국과 이집트 중앙은행은 카이로 회의에서 위안화 사용을 촉진하기 위한 협정에 서명했다. 이 협정에는 통화 스와프, 중국 본토 시장에서의 판다 채권 발행 모색, 중국 유니온페이 서비스 확대, 그리고 국경 간 은행 간 결제 시스템(CIPS)을 통한 위안화 결제 촉진 등이 포함된다. CIPS는 SWIFT 국제 결제 네트워크에 대한 중국의 대안이다.

이집트는 이미 중국과 위안화 기반 협정을 맺고 중국 통화를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 중인 아프리카 국가들의 대열에 합류했다. 나이지리아는 지난해 12월 150억 위안 규모로 갱신된 중국과의 통화 스와프 협정을 통해 미국 달러를 우회하는 직접 환전을 허용하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역시 중국개발은행(CDB)과의 대출 계약 및 통화 스와프 협정을 체결하는 등 위안화 사용을 확대하고 있다.

호주차이나 연구소의 로렌 존스턴 연구원은 아프리카가 중국과의 무역이 중요한 대륙일 뿐만 아니라, 많은 국가들이 유로화나 미국 달러와 같은 충분한 외화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점을 지적하며, 중국이 아프리카를 위안화 국제화의 '시험장'으로 활용할 기회가 있다고 분석했다. 존스턴은 "이들 국가는 전 세계적으로 (경제 규모가) 작고 이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크다"고 설명했다.
지난 6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스탠다드 은행(Standard Bank)은 CIPS를 제공하는 아프리카 최초의 은행 중 하나가 되어 아프리카와 중국 간의 직접 위안화 은행 간 결제를 용이하게 했다. 아프리카 최대 은행인 스탠다드 은행은 중국공상은행(ICBC)이 부분적으로 소유하고 있다.

카이로에 본사를 둔 아프리카수출입은행(Afreximbank)도 지난달 중국-아프리카 무역에서 "더 빠르고, 더 저렴하고, 더 자율적인 위안화 거래"를 위해 CIPS에 가입했다. 아프렉심방크에 따르면 중국은 20년 전 5%에 불과했던 아프리카 세계 무역의 20%를 차지한다. CIPS는 이미 187개 국가 및 지역의 4900개 이상의 금융 기관에서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CIPS 파트너십은 미국과 유럽연합(EU)의 법적 관할권 밖에서 SWIFT의 대안을 구축하고자 하는 중국의 중요한 진전을 의미한다.

존스턴은 SWIFT 사용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동결된 외환보유고와 같은 외화 저축을 동결할 수 있는 능력과 관련된 지정학적 긴장이 일부 브릭스(BRICS) 국가들이 이러한 통화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는 관심을 부각시켰다고 말했다.
이집트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은 브릭스와 중요한 아프리카 경제의 회원국으로서 위안화의 점진적인 국제적 도입을 시험할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의 지정경제 분석가 알리 칸 사추(Aly-Khan Satchu)는 중국-아프리카 협정에서 위안화 기반 거래가 점점 인기를 얻고 있으며, 잠재적으로 무역 수치의 100%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그는 아프리카가 중국 무역에 미국 달러를 사용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하며, 중국이 점진적인 방식으로 위안화 국제화를 추진할 것이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러한 추세는 한 방향으로만 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미국 달러의 지배력에 대한 도전이 여전히 멀기는 하지만, 중국이 전략적인 움직임을 통해 그 기반을 다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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