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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가격은 올랐지만 숨통은 안 트여”…中 직배송 차단에 속 타는 美 자영업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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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무와 쉬인 로고. 사진=로이터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 홍콩발 소액 수입품에 적용돼온 ‘디 미니미스’ 면세 규정을 종료한 가운데 이같은 조치가 소상공인들에게 희비를 동시에 안기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쉬인’과 ‘테무’ 등 낮은 가격을 내세운 중국계 전자상거래 업체의 공세에 밀려 고전하던 자영업자들 일부는 ‘반사이익’을 기대하는 반면,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국 관세를 최대 145%까지 인상하면서 원가 부담이 더 커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디 미니미스 조항은 800달러(약 110만원) 이하의 상품에 대해 별도의 관세나 세관 신고 없이 미국 내 반입을 허용해온 규정이다. 쉬인과 테무는 이 규정을 활용해 저가 상품을 중국에서 직접 미국 소비자에게 배송해왔고, 이를 통해 미국 시장을 빠르게 장악해왔다.

미국 메릴랜드주 크로프턴에서 장난감용 도로 테이프를 판매하는 인로드 토이즈의 앤디 머슬리너 대표는 “2023년 슈퍼볼 광고 이후 테무의 인기가 폭발하면서 매출이 30% 넘게 떨어졌다”며 “1.5달러에 팔리는 테무 제품과는 가격 경쟁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디 미니미스 종료는 환영하지만 동시에 관세 폭탄으로 생산 비용이 더 올라갈 것이기 때문에 마냥 좋아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쉬인과 테무의 저가 공세에 고전해온 미국 소매업체들은 이번 조치로 한숨을 돌릴 수 있다는 반응이다. 뉴저지주 호프웰에서 자전거 전문점 사우어랜드 사이클스를 운영하는 마이크 그레이는 “전체 매출의 20%를 차지하던 전기 자전거 판매가 저가 수입품 공세로 5% 수준까지 줄었다”며 “이번 조치가 적어도 형평성은 조금 되찾게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부 전기 자전거는 제동장치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등 품질 문제가 있지만 워낙 가격이 싸다 보니 소비자들은 결국 저가 제품으로 눈을 돌렸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자영업자들이 실제 체감할 수 있는 효과는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산 제품에 145%에 이르는 초고율 관세를 부과했고 다른 국가 제품에도 기본 10% 이상의 관세를 적용하고 있다. 자전거 제조사 아이비스는 최근 한 대의 산악자전거에 5%의 관세 인상분을 반영하며 120달러(약 16만원)를 추가로 부과했다.

뉴욕에 거주하며 인도산 수공예품을 판매하는 조티 자이스왈 역시 디 미니미스 종료 자체는 “공정한 무역 정책”이라고 평가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인도에도 10% 관세를 이미 부과했고, 7월부터는 26%로 오를 수 있어 신규 제품 출시를 미루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테무는 디 미니미스 종료 직후 중국 직배송을 중단하고 미국 내 물류창고를 통한 배송 체계로 전환했다. NYT는 “이같은 공급망 전환은 대기업이기에 가능한 대응으로 중소상인은 가격 경쟁력 확보가 어려운 실정”이라고 전했다.

소기업 옹호 단체 ‘스몰 비즈니스 머조리티’의 존 아렌스마이어 대표는 “디 미니미스 종료로 이득을 보는 사업자도 있지만 동시에 저가 부품 수입에 의존해온 수많은 중소상인들이 피해를 입게 됐다”고 밝혔다.

NYT는 “미국 정부와 중국 정부는 스위스에서 첫 공식 무역 협상을 가질 예정이며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율을 80%로 낮출 용의가 있다고 언급했지만 여전히 수많은 중소사업자에게는 버거운 수준”이라고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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