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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發 희토류 수출 통제...韓 산업계, 공급망 다각화 '분주'

2차전지·반도체 등 핵심 산업 필수재...중국 세계 생산·가공 90% 장악
LS·포스코, 美 기업과 손잡고 대체 소싱...현대차·기아는 기술 연구 박차
중국이 자국산 희토류 수출 통제에 나서자, 전기차·반도체 등 첨단 산업 핵심 소재인 희토류 공급망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희토류의 약 50%를 중국에 의존해 온 한국 산업계는 공급망 다각화에 총력전을 펼치며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이 자국산 희토류 수출 통제에 나서자, 전기차·반도체 등 첨단 산업 핵심 소재인 희토류 공급망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희토류의 약 50%를 중국에 의존해 온 한국 산업계는 공급망 다각화에 총력전을 펼치며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과 중국 간 관세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중국이 자국 생산 희토류 수출을 통제하면서 한국 기업들이 공급망 다각화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희토류는 2차전지, 반도체, 첨단 무기 등 핵심 산업에 필수적인 17종의 희귀 광물 원자재로, 최근 중국의 수출 통제 조치로 관련 기업들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한국은 희토류의 약 50%를 중국에 의존해왔기 때문에 산업계 전반에 걸쳐 공급망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 4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 발표에 대한 보복 조치로 국내 생산 희토류 원소에 대한 수출 통제를 발표했다. 최근 조치에 따라 사마륨, 가돌리늄, 테르븀, 디스프로슘, 루테튬, 스칸듐, 이트륨 등 희토류 7종에 대해 수출 통제가 시행된다. 이에 따라 해당 원소를 중국 밖으로 수출하려면 중국 정부의 특별 허가가 필요하다. 희토류 원소는 전기 모터용 자석 생산의 핵심 소재이며, 이 전기 모터는 내연기관차, 전기차, 무인기, 로봇, 미사일, 우주선 등 다양한 분야에 사용된다.

중국 의존도 90%... '희토류 쇼크' 현실화


희토류 공급망에서 중국 의존도는 매우 높은 상황이다. 2023년 기준, 전 세계 희토류 매장량 상위 4개국 중 중국이 약 4400만 톤을 보유하며 전체 매장량의 약 84%를 차지한다. 국제 에너지 기구(IEA)에 따르면, 전 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60%, 가공 및 정제 산업의 90%를 중국이 점유하고 있다.

이처럼 희토류 원소 공급을 엄격하게 통제하는 국가인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한국 기업들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BBC, 로이터통신, 바오꾸옥떼 등 외신들이 최근 보도했다.

산업계에 따르면, LS 에코 에너지는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와 같은 글로벌 공급망 위험에 대응하고자 공급망 시스템 구축을 서두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희토류 사업 운영 태스크포스(TF)를 가동 중이며, LS증권은 "LS는 해외 다른 광산 회사들과 계약을 체결하며 공급망 다각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LS·포스코, 미국 등 '탈중국' 공급망 구축 분주


포스코인터내셔널(POSCO International) 역시 미국에서 희토류 공급원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북미, 호주, 베트남 등 중국 이외 지역에서 디스프로슘(Dy), 터븀(Tb), 네오디뮴(Nd), 프라세오디뮴(Pr) 등 중·경질 희토류를 적극적으로 확보하고 있다. 지난 3,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미국 최대 희토류 기업인 에너지 퓨얼스(Energy Fuels)와 희토류 산화물(특히 전기차용 영구자석 소재) 공급망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에너지퓨얼스의 미국 내 희토류 산화물 생산과 포스코의 모터 코어 제조 기술을 결합해 지정학적 리스크가 없는 공급망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현재 해당 기업은 시료 테스트를 위한 희토류 원소를 수령하는 절차를 진행 중이다. 시료 테스트 완료 후, 에너지 및 전기차용 구동 모터 코어 생산에 사용될 대규모 NdPr 산화물에 대한 장기 공급 계약을 추진할 계획이며, 올해 말까지 최소 3만대 전기차용 영구자석 생산을 목표로 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난 2024년 미국 소재 리엘리먼트 테크놀로지스(Reelement Technologies)와 중희토류 및 경희토류 원소 구매를 위한 MOU를 체결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또한 폐영구자석과 스크랩을 활용한 희토류 회수에도 나서며 희토류 자원의 재활용률을 높이고 있다. 성림첨단산업 등 국내 제조업체와 협력해 영구자석을 국내에서 생산하며 희토류 영구자석 밸류체인에서 완전한 탈중국을 추진한다.

LS그룹은(LS전선, LS에코에너지) 베트남 희토류 공급망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LS에코에너지는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베트남에서 희토류 산화물 생산 및 구매 계약을 체결, 새로운 공급망을 구축하고 있다. 베트남에서 들여온 희토류 산화물을 국내에서 영구자석으로 가공·생산하는 밸류체인을 구축해 '탈중국' 영구자석 밸류체인 형성에 집중하고 있다. 또한, 희토류를 활용한 해저 케이블 사업을 강화하며 미국·유럽 등 글로벌 시장 진출도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다양한 물류 경로와 협력 관계를 구축해 공급망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희토류 확보와 함께 해저 케이블 등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나선다.

공급이 불안정한 희토류 원소를 대체 및 재활용할 수 있는 기술 확보를 위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된다. 2024년부터 현대차와 기아는 7개 대학과 공동 연구실을 운영하며 3년 동안 관련 연구를 수행해 오고 있다.

정부 및 산업계 차원의 추가 대응도 이뤄진다. 한국 정부는 희토류 비축량을 기존 6개월분에서 18개월분으로 확대했고, 대다수 기업들도 3~6개월치 재고를 축적해 단기적 충격에 대비한다. 산업계는 중국의 전략광물 수출제한 우려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왔으며, 앞으로도 미국·호주·베트남 등 대체 공급망 구축 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다.
이러한 한국 기업들의 공급망 다각화 노력은 지정학적 리스크를 줄이고 첨단산업의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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