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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 페트로바스 P-86 FPSO 수주 경쟁 참여...아시아 강자들과 브라질 현지 업체 경합

브라질 현지 업체, 아시아 조선 해양 강자들에 도전장
EPC 방식·필수 현지화 규정 속 경쟁 치열...브라질 쿠아트리아 나발 주목
마그다 샹브리아르 페트로바스 최고경영자. 사진=페트로브라스이미지 확대보기
마그다 샹브리아르 페트로바스 최고경영자. 사진=페트로브라스

브라질 국영 석유회사 페트로바스가 추진하는 P-86 FPSO(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 설비) 프로젝트 수주를 위해 한국의 한화오션을 비롯한 아시아의 주요 조선사들과 브라질 현지 업체가 경쟁하고 있다.

지난 17일(현지시각) 업스트림 온라인 등 외신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세계 최고 수준의 대형 FPSO 건조 경험과 페트로바스와의 과거 협력 실적을 강점으로 내세워 수주를 노리고 있다. 하지만 중국, 싱가포르 등 다른 아시아 강자들과의 경쟁 및 높은 현지화 요구 조건 속에 브라질 현지 업체인 쿠아트리아 나발이 '복병'으로 등장하며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삼성중공업과 HD현대중공업의 경우, 초기 업계의 예상과 달리 현재까지 P-86 입찰 참여자로 확인되지 않고 있다.

P-86 FPSO 프로젝트 및 입찰 조건


P-86 FPSO는 브라질 캄푸스 분지에 위치한 말림 술(Marlim Sul) 및 말림 레스치(Marlim Leste) 해상 유전 재활성화와 생산량 증대, 노후 시설 현대화를 목표로 한다. 일일 원유 14만 배럴, 천연가스 700만 입방미터 생산 능력을 갖춘 중형 FPSO로 예상되며, 생산 시작은 2029년 이후로 예상된다. 특히 이 설비는 페트로바스가 처음으로 가스터빈과 스팀터빈을 결합해 폐열을 회수하는 친환경 설계를 적용해 회사의 탈탄소 목표 달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P-86 FPSO 입찰은 설계·조달·건설(EPC) 방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이 방식은 계약자가 FPSO를 설계, 자재 조달, 건설까지 책임지는 형태다. 특히 이번 입찰의 핵심 조건 중 하나로 최소 20% 이상의 브라질 현지 생산 및 현지 통합·시운전이 필수 요건에 포함된다.

경쟁 구도와 '복병'


이번 P-86 수주전에는 한화오션이 아시아의 주요 입찰 참여 기업 중 하나로 확인되었다. 한화오션 외에도 중국의 COOEC, 싱가포르의 시트리움(Seatrium), 중국의 CIMC 라플스(CIMC Raffles) 등 아시아의 주요 경쟁사들이 참여하며 치열한 각축전을 벌인다. 시트리움은 이미 페트로바스 FPSO 다수의 EPC 수주 경험을 보유하고 있으며, CIMC 라플스 역시 페트로바스의 여러 FPSO 프로젝트에 선체 및 모듈 공급 실적을 쌓아왔다.

특히 이번 입찰에서는 브라질 현지 기업인 쿠아트리아 나발의 등장이 가장 큰 변수로 꼽힌다. 쿠아트리아 나발은 페트로바스와 P-86 기본 설계를 함께 수행한 것으로 알려져 기술력을 인정받았으며, 필수 현지화 요건 충족에 유리한 지위를 바탕으로 기존 아시아 업체 중심의 경쟁 구도에 도전하며 '다크호스'로 평가받는다.

페트로바스는 2027년까지 탐사 및 생산 분야에 640억 달러(약 90조 8736억 원)를 투자해 총 11기의 FPSO를 추가 도입, 일일 생산량을 240만 배럴까지 늘릴 계획이다.

P-86 입찰은 기술력, 가격경쟁력뿐만 아니라 현지화 역량이 중요한 변수인 경쟁이다. 과거 P-84/P-85 입찰 과정에서 현지화 요건으로 중국 COOEC가 철수하고 시트리움이 총 81억 5000만 달러(약 11조 5721억 원) 규모의 EPC 총괄 계약을 수주하는 등 로컬 콘텐츠의 중요성이 이미 입증된 바 있다. P-86 입찰 결과는 한화오션을 비롯한 글로벌 업체들의 브라질 해양플랜트 시장 지위 및 향후 수주 전략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번 P-86 FPSO 수주전은 한화오션이 대규모 해양플랜트 프로젝트에서 아시아 강자로서의 경쟁력을 다시 한번 입증하고, 동시에 브라질 현지 업체라는 '복병'의 등장 속에서 새로운 시장 환경에 대응해야 하는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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