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위협과 전기차 전환 실패 속 원점으로 돌아가는 전략 선택

'자동차 산업의 기본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디지털화와 혁신에 초점을 맞춘 이전 CEO 짐 로완(Jim Rowan)과 달리, 자동차 제조와 글로벌 공급망 관리, 그리고 정부 정책 대응에 강점을 가진 업계 베테랑을 영입해 볼보의 핵심 사업에 집중한다는 의미다.
74세의 사무엘슨은 2012년부터 2022년까지 10년간 볼보를 이끌었으며, 브랜드 활성화와 2021년 스톡홀름 증권거래소 상장을 성공적으로 이끈 인물이다. 그는 트럼프의 첫 임기 당시에도 볼보를 운영한 경험이 있어, 현재의 무역 긴장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적임자로 평가받고 있다.
한델스방켄의 애널리스트 함푸스 엥겔라우(Hampus Engellau)는 "하칸이 10년 동안 CEO였기 때문에 이것은 매우 좋은 임시 해결책이다. 그는 회사를 잘 알고 많은 사람들을 안다"고 평가했다. 볼보는 사무엘슨이 회사가 장기 후임자를 찾는 동안 2년 임기로 임명됐다고 밝혔다.
◇ 미국 관세 위협과 전기차 전환 계획 수정 불가피
볼보는 현재 미국으로 수출하는 대부분의 하이브리드 및 전기 모델을 유럽에서 생산하고 있어, 트럼프의 25% 자동차 수입 관세 위협에 가장 취약한 업체 중 하나로 평가된다. 사우스캐롤라이나 찰스턴에 위치한 볼보의 미국 공장은 현재 SUV EX90만 생산하고 있어, 관세 부과 시 미국 생산 확대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퇴임하는 CEO 짐 로완은 최근 "트럼프가 관세를 강행할 경우 미국 공장으로 더 많은 생산량을 이전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로완은 2022년 다이슨에서 영입된 인물로, 자동차 산업 경험은 없지만, 소비자 및 기술 부문에서 30년의 경력을 갖춘 인물이었다.
볼보는 지난해 9월, 예상보다 느린 전기차 보급으로 인해 2030년까지 순수 전기차로 전환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철회했으며, 지난달에는 2024년 매출 실적과 수익성 목표 달성이 어려울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볼보자동차 5대 주주인 Alecta의 거버넌스 및 ESG 책임자 카리나 실베르크(Carina Silberg)는 "우리는 하칸 사무엘슨이 업계에서 매우 지식이 풍부하고 경험이 풍부한 리더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볼보의 소액주주들을 대표하는 스웨덴 주주협회(Swedish Shareholder's Association)의 최고 법률 책임자 스베레 린튼(Sverre Linton)은 "사무엘슨은 마법사가 아니며, 이사회가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 견고한 전략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볼보 최대주주인 중국 지리자동차(Geely)는 볼보 주식의 78.7%를 소유하고 있으며,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전기차 제조사 폴스타(Polestar)의 CEO도 교체하는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지리자동차 회장인 리 슈푸(Eric Li로도 알려짐)는 투자자들로부터 압박을 받고 있으며, 이번 주 후반에 처음으로 볼보의 연례 주주총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볼보는 현재 스웨덴 고텐부르크, 벨기에 겐트,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그리고 중국의 청두, 다칭, 태주, 항저우 등 전 세계 7개 지역에 생산 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EU의 중국산 전기차 관세 부과로 인해 최근 소형 SUV EX30 생산을 중국에서 벨기에로 이전하기도 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