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억7000만 달러 위안급 잠수함에 독일제 엔진 공급 허용 요청
외교관들 "EU 규정 근거 독일 거부 가능성 높아...교착상태 지속될 듯"
외교관들 "EU 규정 근거 독일 거부 가능성 높아...교착상태 지속될 듯"

일본의 경제신문 닛케이아시아는 6일(현지시각)( 외교 ·안보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태국 해군은 지난 2015년 7월 배수량 2600t인 중국의 S26T형 잠수함을 3척 도입하기로 결정하고 201년 5월 3억 9000만 달러에 1척을 도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 잠수함은 중국 해군의 039A형(나토 분류 위안급)의 수출형으로 현재까지 건조 중이며 오는 2027년 태국에 인도될 예정으로 있다.
품탐 웨차야차이 부총리 겸 국방부 장관은 독일 측에 서한을 보내 중국 위안급 잠수함에 독일제 MTU396 엔진을 장착할 수 있 는지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는 독일 국방부 고위 관리와의 회의에 따른 후속 조치다.
독일 측은 이번 사안에 대한 언급을 거부했다. 방콕 주재 외교관들은 독일이 1989년 천안문 사태 이후 중국군을 지원하기 위한 무기 수출을 금지하는 EU 규정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낮다고 전망했다. 한 외교관은 "태국의 요청에 대한 유일한 반응은 독일이 EU 정책을 다시 언급하고 '아니오'라고 대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태국의 한 군 정보 소식통은 "태국은 독일로부터 엔진을 직접 구매한 후 중국에 전달하는 방안을 모색했으나 독일이 주저하고 있다"면서 "태국은 이 문제를 만든 중국을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고 있어 곤란한 입장"이라고 전했다.
이 문제는 201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태국 군사 정부는 중국 국영 조선사와 10억 달러 이상 규모의 계약을 체결해 2023년까지 잠수함 3척을 도입하기로 했다. 독일제 엔진은 중국산보다 더 조용해 선호되었지만, 양측은 계약 체결 전 독일의 엔진 공급 가능성을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이 계약의 일환으로 태국 사타힙 해군기지에 잠수함 부두와 정비 시설 건설도 제안했다.
이 거래는 2014년 쿠데타로 권력을 장악한 후 미국으로부터 거부당한 태국 군부가 중국과 관계를 강화하려는 시도의 일환이었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에 따르면 군사 정권 수립 후 첫 5년 동안 태국의 중국산 군사 장비 보유량은 이전 5년 대비 5배 증가했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대중의 반대 여론에 부딪혀 계약은 위안급 S26T 잠수함 1척으로 축소됐으나, 2022년 초 독일의 대중국 군수품 수출 제한 정책이 알려지면서 문제가 표면화됐다.
대안으로 중국은 독일 MTU396 엔진을 중국산 CHD 620으로 대체할 것을 제안했지만, 태국은 정부 계약 조건을 위반할 경우 관련 공무원들이 부정행위 혐의를 받을 수 있어 주저하고 있다. "이 계약서는 수정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작성되었다"고 보안 소식통은 확인했다.
기술 측면에서도 중국산 엔진은 소음이 크다는 약점이 있다. 동남아시아 정보 소식통은 "중국 엔진은 소음이 크고 독일 엔진의 정숙성에 미치지 못한다"면서 "이것이 독일이 태국에 엔진을 제공하지 않는 또 다른 이유로, 중국이 위안 잠수함에 엔진을 장착하면 독일 기술을 얻게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계약 문제는 중국과 태국 관계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태국의 패통탄 시나왓 총리는 지난달 베이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에서 이 문제를 제기했으나, 구체적인 논의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한 고위 아시아 외교관은 "태국은 감히 중국을 국제 중재에 회부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 "중국의 계약 위반은 분쟁 해결 메커니즘을 통해 해결되어야 하지만, 태국이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해 적극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