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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양회, GDP보다 기술력 중요해진 미·중 경쟁이 초점

시진핑 "동풍이 우세"...명목 GDP는 뒤처져도 기술·제조업 혁신에 초점
딥시크 등 AI 스타트업 성공이 변곡점..."중국이 혁신할 수 없다는 신화 깨졌다"
2024년 3월 11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NPC) 폐막식에 참석한 중국 관리와 대표단.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4년 3월 11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NPC) 폐막식에 참석한 중국 관리와 대표단. 사진=로이터
중국 정치 엘리트들이 3월 양회(연례 입법 회기)를 앞둔 가운데, 미국과의 경제 경쟁 양상이 변화하고 있다. GDP 성장률 경쟁에서 기술과 제조업 혁신이 새로운 전장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1일(현지시각)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지난 2월 17일 중국의 저명한 기업가들과의 심포지엄에서 "동풍이 여전히 우세하다"며 "중국 경제는 세계 무대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의 경제적 패권을 공고히 하려는 움직임에 대응하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수치상으로는 중국과 미국의 GDP 격차가 3년 연속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중국의 명목 GDP 성장률은 4.2%로, 미국의 5.3%에 뒤처졌다. 2024년 중국 경제 규모는 135조 위안(약 18조6100억 달러)으로, 미국의 29조 달러에 비해 크게 뒤처져 있다. GDP 대비 미국 대비 비중은 2021년 3분기 최고치에서 지난해 2/3 이하로 떨어졌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제 중국이 GDP 숫자보다 기술력과 제조업 혁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분석한다. 중국유럽국제경영대학원의 주톈 경제학 교수는 "자신감 넘치는 베이징은 일시적인 GDP 격차에 덜 신경 쓰며 장기전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인공지능(AI)과 같은 첨단 제조 및 혁신이 더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기술 및 제조업에서 중국과 미국의 격차는 전체적으로 좁혀지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실제로 최근 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의 성공은 중국 정책 입안자들에게 초강대국 경쟁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제조업과 기술 분야에서도 중국은 여러 영역에서 발전을 이루고 있다.

중국에서는 미국보다 더 많은 전기차가 운행되고 있으며, 5G 통신망 구축도 미국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됐다. 중국의 자체 개발 여객기 C919는 양산을 앞두고 있으며, BeiDou 위성 내비게이션 시스템은 커버리지와 정밀도 면에서 GPS와 동등한 수준에 도달했다.

영 차이나 그룹의 자크 다이흐트발트 CEO는 "지난 몇 주 동안 우리는 딥시크에 대한 소문과 같이 서구에서 중국에 대한 가장 긍정적인 묘사를 보았다"며 "중국에 대한 이미지와 자신감이 어느 정도 회복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은 15년 연속 생산량 기준으로 세계 최대의 제조업 부문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해 40조5000억 위안(약 5조5800억 달러)을 넘어서 GDP의 36%를 차지했다. 반면, 미국 제조업은 GDP의 10%에 불과하다.

국제로봇연맹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은 산업용 로봇 밀도에서도 미국을 앞서고 있다. 2023년 직원 1만명당 470대의 로봇이 설치되어 미국의 295대보다 높은 수치다. 다이흐트발트는 "글로벌 경영진이 중국의 공장을 방문하면 로봇이 일을 하는 데 조명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바닥에 불이 꺼질 수 있는 것을 보고 놀란다"고 설명했다.

세계지적재산권기구에 따르면 중국의 글로벌 R&D 점유율은 2000년 4%에서 2023년 26%로 급증했으며, 2023년 7230억 달러였던 중국의 R&D 지출은 7840억 달러인 미국의 총 지출에 근접하고 있다.

중국공학원(CAE)이 집계한 제조업 순위에서 중국은 여전히 미국, 독일, 일본에 이어 4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그 격차를 크게 좁혔다. 2023년 미국, 독일, 일본, 중국은 각각 189점, 136점, 128점, 125점을 기록했다.

미국의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 2월 청문회에서도 중국의 진전에 대한 우려가 뚜렷했다. 컨설팅 회사 가넛 글로벌의 라이자 토빈 전무는 "중국은 혁신할 수 없다는, 즉 기술을 빌려서 훔칠 수밖에 없다는 워싱턴의 신화를 지워버렸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중국이 현실에 안주할 여지가 없다고 경고한다. CAE의 제조업 스코어보드에서 중국과 미국의 격차는 2022년에서 2023년 사이에 오히려 더 벌어졌다.

다이흐트발트는 "미국 제조업은 새로운 아이디어의 '제로 대 1' 창출에서 혁신을 계속 주도하고 있는 반면, 중국은 '1 대 10'으로 확장하는 데 탁월하다"며 "신속한 반복 능력, 제조업에 AI와 로봇 공학 같은 신기술 적용, 강력한 정부 추진이 중국의 진정한 장점"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최고 입법부가 이번 주 소집돼 2025년 GDP 성장률 목표를 포함한 정부 업무 계획을 검토하고 승인할 예정이다. 관측통들은 GDP 목표치가 다시 5% 부근으로 설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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