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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주식, 올 들어 18% 상승...미국 S&P500 2% 대비 9배 초과 수익

투자자들, 관세 완화와 경기부양책에 주목...텐센트·알리바바 등 기술주 투자 확대
2024년 2월 8일 중국 베이징의 파이낸셜 스트리트에서 한 여성이 자전거를 타고 음력 설날 장식으로 장식된 베이징 증권 거래소 건물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4년 2월 8일 중국 베이징의 파이낸셜 스트리트에서 한 여성이 자전거를 타고 음력 설날 장식으로 장식된 베이징 증권 거래소 건물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중국 주식이 미국 주식을 크게 앞지르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MSCI 중국 지수는 올해 들어 18% 상승하며 S&P500 지수의 2% 상승률을 크게 앞서고 있다고 배런스(Barron's)가 지난달 2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투자자들은 최근 몇 년간 중국 주식을 기피해 왔다. 부동산 시장 붕괴로 소비자 대차대조표가 훼손되고 가계 지출이 위축된 데다, 부채와 인구 고령화로 장기 성장 전망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특히 외국인 직접투자는 중국 지도자 시진핑의 민간 부문 규제 강화와 기업 신뢰 훼손으로 지난 3년간 99%나 급감했다.

그러나 최근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관계 개선 기대감과 중국 정부의 경제 부양책이 시장 심리를 반전시키고 있다. 당초 투자자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산 수입품에 60%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우려했으나, 실제로는 10%의 관세를 부과하고 추가 10% 인상을 검토하는 수준에 그쳤다.

모건스탠리의 중국 주식 전략가들은 지난 2월 중순 "매우 회의적" 입장에서 "조심스럽게 더 낙관적인 태도"로 전환하며 중국 주식에 대한 투자 비중을 벤치마크 대비 동일한 비중으로 상향 조정했다.

중국 주식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저평가된 밸류에이션이다. MSCI 중국 지수는 현재 향후 12개월 예상 이익의 12배에 거래되고 있지만, S&P500 지수는 22배에 거래되고 있다고 배런스는 전했다.

테크네 캐피털 매니지먼트(Tekne Capital Management)에서 12억 달러(약 1조7556억 원)를 운용하는 비넷 코타리(Beeneet Kothari) 매니저는 "이제 최고의 투자 이론은 혁신"이라며 "지난 3, 4년 동안 잠자던 곰이 다시 불이 붙었다"고 말했다.

◇ 중국 정책 전환과 투자 기회

중국 정부는 지난 가을부터 경제 회복을 위한 통화·재정 정책을 완화하고 있다. 시진핑 주석은 최근 인공지능(AI) 및 전기차 기업 수장들과 인터넷 대기업 리더들을 만났다. 특히 2020년 규제 당국의 표적이 된 후 자취를 감췄던 알리바바그룹홀딩 공동 창업자 잭 마(Jack Ma)의 재등장은 기술 부문에 대한 중국 정부의 태도 변화를 시사한다.

EMQQ 글로벌의 최고투자책임자(CIO) 케빈 카터(Kevin Carter)는 "트럼프가 시진핑과의 훌륭한 관계에 대해 반복해서 언급하는 것"에 주목하며, 투자자들은 트럼프가 취임 후 첫 100일 이내에 시진핑을 만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기업연구소(American Enterprise Institute)의 선임연구원 데릭 시저스(Derek Scissors)는 "이 행정부가 중국에 대해 유화적인 태도를 취하는 25가지 이유를 나열할 수 있다"며 "첫 번째 임기에서 미국 무역 대표를 지낸 보호주의자 로버트 라이트하이저가 한때 트럼프의 귀를 기울였지만 지금은 중국에 다양한 이해관계를 가진 일론 머스크가 그 자문 역할을 맡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술 부문에서는 알리바바가 올해 64% 상승했지만, 여전히 2020년 규제 단속 이전보다 56% 낮은 수준이다. 향후 3년 동안 AI와 클라우드 사업에 520억 달러(약 76조 원) 이상을 투자하겠다는 알리바바의 계획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코타리 매니저는 "사이클의 시작이고 회사가 투자를 시작한다면, 주식을 사기 위해 테이블을 쾅 닫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드리하우스(Driehaus) 신흥시장 성장 펀드 매니저 호위 슈왍(Howie Schwab)은 텐센트 홀딩스(Tencent Holdings)를 주목하고 있다. 위신(Weixin) 메시징 앱과 게임 플랫폼 전반에 걸쳐 약 14억 명의 활성 사용자를 보유한 텐센트는 검색 제품 강화와 광고 콘텐츠 개선을 통해 AI의 이점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중국 투자 리스크와 전망


하지만, 중국 투자에는 여전히 상당한 리스크가 존재한다. 미국과 중국 간 경제·군사적 경쟁이 지속되고 있으며,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변화는 단기적인 변동성을 높일 수 있다. 또한, 중국의 경기 부양책이 구두 지원에 그치며 여러 차례 실망을 안겨준 전례도 있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로빈 브룩스(Robin Brooks) 선임연구원은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가 현재 평균 30% 수준에서 10%포인트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은 또한 중국이 멕시코나 베트남에서 생산을 증강해 관세를 회피하는 허점을 강화할 수도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중국이 수출에 의존하는 비율은 현재 14%로, 무역전쟁이 시작되기 전인 2018년의 20%에서 감소했다고 배런스는 전했다.

중국의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4년째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가격이 60%나 하락하면서 가계 자산에 타격을 입혔다. 수백만 명의 중국인들은 여전히 부채에 시달리는 개발업체들이 주택을 공급하지 못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중국 최대 국영 부동산 개발업체인 반케 그룹(Vanke Group)은 지난 1월 말 수십억 달러의 손실을 경고하며 주택 구입자들의 경계심을 가중시켰다.

오토노머스 리서치(Autonomous Research)의 선임 애널리스트 샬린 추(Charlene Chu)는 중국이 반케를 지원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최근 경기 부양책으로 부동산 판매가 회복되고 일부 대도시에서 가격이 안정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추 애널리스트는 모멘텀이 꺾이지 않도록 보다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다음 중요한 신호는 3월 4일 시작되는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의에서 중국 정책 입안자들은 올해 재정 예산과 성장 전망을 발표할 예정이다. 국채 발행 확대와 가전제품 및 산업용 장비 구매를 촉진하기 위한 보상 판매 프로그램 확대와 같은 잠재적인 재정 부양책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데이터(GlobalData)의 로리 그린(Rory Green) 중국 리서치 책임자에 따르면, 중국은 전 세계 제조업의 30%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과 산업혁명 초기의 영국에 필적하는 수준이다. 전략 부문에 대한 중국의 공격적인 투자는 세계 어느 곳보다 더 많은 특허와 과학·기술·공학·수학(STEM) 졸업생을 배출하고 있다.

신흥 및 프런티어 시장 전문 체인지 글로벌 인베스트먼트(Change Global Investment)의 설립자 테아 제이미슨(Thea Jamison)은 무역이나 투자 제한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최첨단 칩 제조업체보다는 화홍 반도체(Hua Hong Semiconductor)와 같이 산업 인프라에 사용되는 성숙한 반도체를 생산하는 기업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시놀로지(Sinology)의 설립자 앤디 로스만(Andy Rothman)은 2020년 이후 중국 가계의 저축이 약 9조 8천억 달러(약 1경 4,337조 원) 순증했다고 지적하며, 이는 일본 국내총생산(GDP)의 약 2배에 달하는 규모로 소비자와 기업 심리가 개선되면 경제 전환이 가속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투자자들이 중국 주식에 접근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iShares MSCI China Multisector Tech ETF와 iShares MSCI China A ETF 등이 있다. 골드만삭스 전략가들은 중국 본토 A주가 중국 경기부양책의 수혜를 더 많이 받고 지정학적 리스크로부터 상대적으로 격리될 것으로 전망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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