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글로벌이코노믹 로고 검색
검색버튼

미국, 1분기 GDP 성장률 하락 우려

소비 지출 0.5% 감소에 '경기 약화' 신호, 연준 9월과 12월 25bp 금리 인하 전망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소비자 신뢰 하락, 관세 대비 수입 급증에 경제 둔화 조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년 2월 18일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에서 연설하면서 가리키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년 2월 18일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에서 연설하면서 가리키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 경제가 2025년을 취약한 상태로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월 28일(현지시각) ING 은행이 발표한 경제 및 재무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기조가 소비자 지출 감소와 무역적자 확대로 이어지며 경제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ING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 1월 미국 소비자 지출은 실질 기준으로 전월 대비 0.5% 하락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0.1%를 크게 하회하는 수치다. 제임스 나이틀리 ING 국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는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에 매우 중요한 신호로, 2월에 0.4% 반등하고 3월에 0.3% 증가하더라도 미국의 1분기 소비자 지출 성장률은 연율 1.6%에 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2023년 2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소매 판매 감소는 추위와 로스앤젤레스 화재의 영향 때문일 수 있으나, 당초 서비스 지출이 이를 일부 상쇄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전체 소비가 감소했다. 보고서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 시점인 지난해 11월에 정점을 찍은 소비자 신뢰지수가 급락한 것이 소비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개인 소득은 전월 대비 0.9%로 크게 증가했다. 임금과 급여는 0.4% 상승에 그쳤으나, 정부 사회복지 혜택 1.8% 증가, 배당금 1.7% 증가, 농가 소득 39% 증가가 주된 상승 요인이었다. 이로 인해 가계 저축률은 3.5%에서 4.6%로 급등했다.

연방준비제도(Fed)가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지표는 전월 대비 0.3%, 전년 대비 2.6% 상승했으며, 이는 지난해 12월의 2.9%에서 하락한 수치다. 소수점 세 자리까지 계산하면 전월 대비 0.285% 상승으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의 0.446% 상승보다는 양호한 수준이다.

ING 보고서는 연초 기대됐던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와 규제 완화 등 성장에 긍정적인 정책들이 아직 구체적으로 진전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정부효율부(DOGE)가 추진하는 정부 긴축은 공공 및 민간 부문에서 고용 안정성과 복지 혜택에 대한 우려를 야기하고 있다.

1분기 GDP 성장에 또 다른 부담 요인은 무역적자 확대다. 1월 선진 상품 무역 보고서에 따르면, 상품 무역 적자는 지난해 12월 1166억 달러에서 1월 1533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나이틀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는 수입업체들이 향후 관세 부과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대응한 명백한 증거"라고 설명했다.

수입은 전월 대비 11.9% 급증했으며, 산업 공급품 수입은 지난해 12월 670억 달러에서 1월 893억 달러로, 소비재 수입은 60억 달러 증가한 782억 달러를 기록했다. 자동차 부문은 큰 변동이 없었다. 수출은 전월 대비 2% 증가했으나, 이는 지난해 12월 3.8% 감소 이후의 수치다.

이러한 경제 지표들로 인해 시장은 인플레이션보다 경제 성장에 더 주목하기 시작했다. 연방기금 선물 계약은 현재 올해 61bp의 금리 인하를 반영하고 있으며, 이는 2주 전의 28bp보다 크게 증가한 수치다.

ING는 "현재로서는 2025년 9월과 12월 두 차례의 25bp 금리 인하와 2026년 3월 세 번째 금리 인하를 예상한다"며 경기 둔화에 대응한 연준의 정책 변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번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행정부 출범 초기의 경제 정책이 소비 심리 위축과 무역 불균형 심화로 이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정부 긴축과 관세 위협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실물 경제 지표에 부정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한 점은 향후 미국 경제의 전반적인 성장 경로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맨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