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출시 앞둔 '니케', 일러스트 대거 검열
'에픽세븐', '블루 아카이브'…계속되는 규제
과도한 검열, 스토리·게임 몰입 저해 우려
'에픽세븐', '블루 아카이브'…계속되는 규제
과도한 검열, 스토리·게임 몰입 저해 우려
중국에 진출한 국산 서브컬처 게임들이 연이은 검열로 몸살을 앓고 있다. 게임 출시를 허가하는 판호(출판심사번호)는 발급하되 규제를 통해 캐릭터의 매력을 반감, 실질적인 흥행은 어렵게 만드는 모양새다.
텐센트는 최근 시프트업이 개발한 '승리의 여신: 니케' 중국 현지 웹 사이트를 열고 사전 예약을 받기 시작했다. 일주일에 걸쳐 약 96만명이 사전 예약에 참여한 가운데 현지 영상 플랫폼 '빌리빌리'에 게재된 공식 프로모션 영상이 150만 조회수, 6만 조회수를 받는 등 관심을 받고 있다.
중국 공식 웹사이트에 등록된 '니케' 캐릭터들의 일러스트들을 살펴보면 국내·글로벌 버전에 비해 노출도를 줄인 것이 확인됐다. 치마의 길이는 대부분 길어졌고, 노출된 부분은 의상으로 다수 대체됐다. 특히 초반에 합류하는 세 캐릭터 중 '아니스'는 신제 사이즈와 노출도를 조정하는 등 높은 강도의 검열을 받았다.
국산 서브컬처 게임이 중국 현지 진출 후 검열을 받는 사례는 기존에도 있었다. 2023년 6월 중국 현지 서비스를 개시한 스마일게이트의 '에픽세븐' 또한 여성 캐릭터 일러스트들이 기존에 비해 신체 볼륨을 줄이는 등의 검열을 당했다.
넥슨의 '블루 아카이브' 또한 노출도, 신체 크기 등 여러 면에서 검열을 받은 게임이다. 특히 '이즈미모토 에이미'는 총 세 차례에 걸쳐 검열을 받아 게이머들의 빈축을 샀다.
중국의 이와 같은 고강도 검열은 여성 캐릭터에만 적용되지 않는다. 중국 정부는 이른바 '칭랑(清朗)'이란 키워드를 내세워 게임은 물론 연예, 영상물, 웹툰 등 전 분야에 걸쳐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냥파오(娘炮)'라 불리는 미소년 콘텐츠들이 집중적인 규제의 타깃이 돼 왔다.
해골과 귀신, 붉은 피를 묘사하는 것 등도 자주 검열된다. 동성 연애나 마약, 자연재해 등을 묘사하는 것 또한 검열의 대상이 된 사례가 있다. 캐릭터 '곰돌이 푸'나 바나나 껍질이 검열된 사례도 있는데, 각각 시진핑 국가 주석과 외형이 닮았고 중국어 발음이 비슷해 검열됐다는 설이 힘을 얻고 있다.
중국 정부의 검열은 필연적으로 국내 개발사들의 추가적인 개발 부담으로 이어진다. 일러스트 검열에 따라 인게임 컷씬 또한 수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해골·귀신형 몬스터가 검열돼 새로운 몬스터 모델링을 만들어 적용한 사례도 있다.
서브컬처 게임 장르는 캐릭터의 스토리로 팬심을 이끌어내 게임에 몰입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비즈니스 모델(BM)로 연결된다. 일러스트 검열은 때로는 캐릭터의 핵심적인 서사를 해쳐 이러한 몰입감을 방해한다.
앞서 언급한 니케의 캐릭터 '아니스'는 작 중 "몸매에 자신이 있다", "평소에 어깨가 많이 결린다"고 표현하는 등 자신의 신체적 매력을 유감 없이 드러내는 캐릭터로 묘사된다. 의상 검열과 신체 부위 축소는 이러한 묘사를 어색하게 만들 가능성이 높다.
블루 아카이브의 '에이미' 역시 마찬가지다. 체온이 계속 높아지는 특이체질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노출도 높은 의상을 선택했다는 설정을 갖고 있다. 게이머들은 일러스트가 대폭 검열됨에 따라 캐릭터들의 매력이 반감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