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배터리·태양광 등 고부가가치 산업 급부상...작년 무역흑자 사상 최대
중국이 도널드 트럼프의 관세 위협에도 불구하고 수출 경쟁력을 강화하며 세계 최대 수출국 지위를 공고히 하고 있다. 저부가가치 제조업에서 첨단산업으로의 구조 전환이 주효했다.14일(현지시각) 중국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수출액은 3조5800억 달러를 기록했다. 무역흑자는 9920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달성했다.
중국의 수출 경쟁력 강화는 산업 구조 고도화가 핵심이다. 전기차, 리튬배터리, 태양광 제품 등 '신(新) 3대 산업'이 의류, 가구, 가전제품 등 전통 산업을 대체하며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지난해 640만대의 자동차를 수출하며 세계 최대 자동차 수출국으로 부상했다. 이는 전년 대비 22.8% 증가한 수치다. 반도체 수출액은 의류를 추월했고, 선박 수출도 57.3% 급증했다.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성장도 중국의 수출 경쟁력을 높이는 요인이다. 알리익스프레스, 쉬인, 테무, 틱톡샵 등을 통해 소규모 제조업체들도 글로벌 시장에 쉽게 진출할 수 있게 됐다.
미국은 여전히 중국의 최대 단일 수출시장이다. 지난해 중국의 대미 수출은 전체의 15%를 차지했다. 이는 아세안(ASEAN)보다는 낮지만, 유럽연합(EU)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주목할 점은 트럼프 1기 행정부가 부과한 고율 관세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대미 수출이 오히려 증가했다는 것이다. 중국의 대미 수출은 2017년 4298억 달러에서 지난해 5247억 달러로 약 1000억 달러 늘었다.
다만 중국의 수출 강세가 새로운 무역장벽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개발도상국들이 자국 제조업 보호를 위해 더 많은 규제를 도입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중국도 수출 의존도를 낮추고 내수시장 육성에 주력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억 인구의 소비력을 감안할 때 현재의 생산능력은 과도한 수준이라는 평가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