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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넘은 中 미디어 검열…'인플루언서 실명제' 도입

실명 공개 않는 계정은 수익화 불가 등 제한 조치
검열 때문에 산업 죽을 판…버튜버 업계엔 '치명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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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자국 인터넷 미디어에 '인플루언서 실명제'를 전면 도입한다. 세계적으로 전례 없는 조치인 만큼 중국 내 관련 업계가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빌리빌리와 틱톡, 위챗, 웨이보, 지우인 등 중국 주요 플랫폼들은 최근 연달아 '셀프 미디어(自媒体) 실명제' 관련 공지를 내놓았다. 여기에는 플랫폼에서 100만명 이상의 팔로워나 구독자를 보유한 인플루언서들의 실명 정보를 공개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를 위해 각 플랫폼은 50만명 이상의 구독자나 팔로워를 보유한 이들에겐 정보 공개를 위한 사전 조치로 실명 등록을 요구했다. 실명 공개 조치가 적용되는 범위는 향후 더욱 늘어날 전망이며, 이에 불응한 이들에겐 수익화 불가·계정 트래픽 제한 등의 조치가 취해질 수 있다.

빌리빌리가 일본의 애니컬러와 공동 운영하는 버튜버 그룹 '버추아리얼' 공식 페이지. 사진=빌리빌리 캡처이미지 확대보기
빌리빌리가 일본의 애니컬러와 공동 운영하는 버튜버 그룹 '버추아리얼' 공식 페이지. 사진=빌리빌리 캡처

중국은 2021년 말부터 이른바 '청랑(清朗)'이른 표어를 내세우며 콘텐츠, 엔터테인먼트 전 분야에 걸쳐 규제를 강화해왔다. '셀프 미디어'는 미디어, 팟캐스트 등에 이르기까지 이른바 '인터넷 인플루언서' 행위에 해당하는 것을 통칭하는 말로, 이 역시 규제의 주요 대상으로 손꼽힌다.

일례로 지난해 5월, 중국 내 주요 플랫폼에는 미성년자들이 개인 방송을 송출하거나 유료로 이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조치가 취해졌다. 올 5월에는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에서 "2개월동안 셀프 미디어 92만개 계정을 폐쇄했으며 이중 6만6000개는 영구 차단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인플루언서 실명제'와 같은 세계적으로 전례가 없는 검열 조치를 취한 이유는 시진핑 주석 체제에 대한 비판을 억제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판공실은 '셀프 미디어 영구 차단'을 취한 이유에 대해 "국민 감정을 자극하고 사회 의식을 분열시키는 '인터넷 오염'을 적극 정화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 입구 전경.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 입구 전경. 사진=로이터


중국의 이러한 조치에 업계인들은 '빈대를 잡으려다 초가삼간을 태우는' 결과를 낳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적지 않은 수의 인터넷 인플루언서들이 스토킹 등 범죄에 노출될 것을 우려, 자신의 신상정보를 숨기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특히 가상 아바타를 내세워 활동하는 '버튜버' 시장은 치명타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언급한 빌리빌는 일본 버튜버 분야의 양대산맥으로 꼽히는 '니지산지' 운영사 애니컬러와 협업해 공식 버튜버 '버추어리얼'을 운영하고 있다. 틱톡 운영사 바이트댄스 역시 연예기획사 위에화엔터테인먼트와 협업해 버튜버형 아이돌 그룹을 운영 중이다.

마이내비뉴스, 게임스파크 등 일본 현지 매체들은 "다양한 플랫폼이 동시다발적으로 같은 조치를 취한 만큼 중국 정부의 개입 의도가 있었다는 것은 쉽게 짐작 가능하다"며 "실제 조치가 취해진다면 버튜버 분야를 중심으로 적지 않은 인력 유출이 예상된다"고 평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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