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버추얼 유튜버(버튜버) 분야 '대장주'로 손꼽히는 커버(Cover)의 '야고(YAGOO)' 타니고 모토아키 대표가 한국에 방문했다. 사측의 주력 IP '홀로라이브 프로덕션'을 활용, 국내 현지 파트너들을 발굴하며 시장을 개척하려는 포석으로 짐작된다.
한국의 버튜버 전문 유튜브 채널 VROZ TV와 게임 전문 커뮤니티 루리웹의 공식 유튜브는 13일, 타니고 대표와의 인터뷰 영상을 공개했다. 이번 인터뷰는 지난달 말 애니플러스 샵 '홀로라이브' 컬래버레이션 카페, 코엑스(COEX) 서울 팝 컬처 컨벤션(서울팝콘)에서 홀로라이브 팬 미팅이 이뤄진 즈음에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타니고 대표는 이 자리에서 "한국 팬들의 2차 창작과 커뮤니티 교류, 때로는 미디어 보도까지 이뤄지는 등 팬들의 활동이 이뤄지고 있음을 접해왔다"며 "BTS(방탄소년단)과 같은 세계적인 아티스트들도 팬들의 호응 덕에 탄생했다 생각하는 만큼, 팬들의 호응에 늘 감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커버는 2017년 9월, 홀로라이브의 첫 버튜버 '토키노 소라'를 선보이며 버튜버 사업에 뛰어들었다. 현재까지 64명의 여성 멤버와 19명의 남성 멤버, 도합 83명의 소속 버튜버가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중 35명의 버튜버들이 100만명 이상의 유튜브 구독자를 보유한 '파워 인플루언서'다.
홀로라이브의 멤버들은 일본 뿐 아니라 영어권, 인도네시아에도 지부를 두고 활동하고 있으며, 팬덤 또한 세계 각지에 분포하고 있다.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이러한 점에 주목, 지난해 '2022년 일본에서 가장 주목해야할 기업가' 순위에서 타니고 모토아키 대표를 3위에 올렸다.
이러한 상승세에 힘입어 커버는 올 3월 27일 도쿄 증권거래소 3부 그로스 시장에 상장했다. 경쟁사 '니지산지' 운영사 애니컬러에 이어 버튜버 전문사로는 두 번째 상장 사례다.
당초 주당 750엔에 상장된 커버의 주가는 9월 들어 주당 2600엔대에 거래되고 있다. 상장가 대비 3배 급등한 것으로, 시가총액은 13일 기준 1567억엔(약 1조4127억원)이다. 연예기획사 YG엔터테인먼트(1조5000억원, 이하 13일 시가총액), 게임사 위메이드(1조1800억원) 등 국내 중견급 콘텐츠 기업과 맞먹는다.
커버는 이달 초, 일본의 채용 플랫폼 HRMOS를 통해 해외 사업 개발 분야 공개 채용을 개시했다. 여기에는 중국어(번체)와 더불어 한국어 또한 주요 언어권으로 포함됐으며 주요 업무 내용은 한국 사업 개발·기획, 시장 조사, 파트너사 발굴, 현지 프로모션 등 마케팅 분야에 집중됐다.
홀로라이브의 한국 진출은 한국에 지부를 설치하고 현지 크리에이터를 운영하는 형태보다는 소속 멤버들의 국내 현지 라이브 행사 참여를 지속적으로 이어가며 굿즈 머천다이징(MD) 등 기존 IP 활용을 중점적으로 전개하는 방향이 될 전망이다.
실제로 커버의 회계연도 2023년 1분기(4월~6월) 실적을 살펴보면 분기 매출 51억4200만엔(약 470억원) 중 굿즈 MD 분야 매출이 21억엔으로 40.6%를 차지했다. 개인방송 분야의 16억엔(32.1%)보다 높은 수치다.
커버의 국내 현지 파트너들이 MD 분야에 집중된 것 또한 눈여겨볼 부분이다. 일례로 VROZ TV 운영사 오즈캣스튜디오는 공식 홈페이지에 커버와 홀로라이브를 파트너사로 등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측은 주요 사업 분야로 미디어 콘텐츠 제작과 더불어 마케팅 기획, 국내외 유통·무역 사업 등을 명시했다.
앞서 언급한 애니플러스 샵 또한 MD 분야에 특화된 파트너다. 올 8월 애니플러스 샵이 선보인 홀로라이브 테마 카페는 지난해 8월, 올 5월에 이어 국내에서만 세번째로 선보인 컬래버레이션이었다. 세 행사 모두 소속 버튜버를 테마로 한 식음료와 굿즈를 기간 한정 판매하는 형태의 협업이 이뤄졌다.
홀로라이브는 테마 카페와 서울팝콘 등 전시 행사 참여 외에도 올 중순부터 유튜브 채널 공식 콘텐츠에서 한글 자막을 정식으로 지원하고 있다. 타니고 모토아키 대표는 "앞으로 한국 팬들이 보다 쉽게 홀로라이브를 즐길 수 있도록 활동 범위를 넓혀나가고 싶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