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미국 마이크론이 HBM 효과로 깜짝 실적을 발표한 만큼, HBM 독주 체제를 이어가고 있는 SK하이닉스도 오는 2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이날 3.07%(9000원) 내린 28만4000원에 거래를 마감했지만 이달 들어 38.87%나 올랐고 최근 들어 5거래일 연속 오르며 신고가를 갈아치우기도 했다.
또한 최근 발표된 마이크론의 실적도 SK하이닉스에겐 호재다.
마이크론은 지난 25일(현지시간) 2025 회계연도 3분기(3∼5월) 실적발표를 통해 매출 93억 달러(약 12조6000억 원), 영업이익 24억9000만 달러(약 3조7000억 원)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36.6%, 164.6% 증가한 수준이다.
핵심은 HBM이다. 마이크론의 HBM 매출은 전분기 대비 50%가량 늘어나며 D램 부문 매출은 71억 달러를 달성했다. 주요 고객사인 엔비디아에 5세대 HBM3E 12단을 공급한 것이 이번 실적에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 밖에도 마이크론은 브로드컴, 마벨, 아마존웹서비스(AWS) 등 주요 빅테크 기업들을 고객사로 두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회사 측은 실적발표에서 "우리는 현재 그래픽처리장치(GPU) 및 주문형 반도체(ASIC) 기반 고객사 4곳에 HBM을 대량 출하 중"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HBM 독주 체제를 굳히고 있는 SK하이닉스는 오는 2분기 영업이익 9조 원~10조 원의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가 역대 최대 실적을 올린 분기는 작년 4분기로 당시 매출 19조7670억 원, 영업이익 8조828억 원을 기록한 바 있다.
글로벌 D램 시장에서 1위에 오른 SK하이닉스는 최근 시가총액 200조 원을 돌파하며 연일 신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지난해 1월 CES2024 현장에서 SK하이닉스 곽노정 대표이사가 제시한 "3년 이내 200조원 돌파 목표"를 불과 1년 6개월 만에 달성한 것이다.
SK하이닉스는 2022년 HBM3를 시작으로 2024년 HBM3E 8단, 12단도 업계 최초 양산에 연이어 성공하는 등 HBM 제품의 적기 개발과 공급을 통해 AI 메모리 시장 리더십을 이어왔다. 지난 3월에는 업계 최초로 HBM4(6세대) 샘플을 고객사에 공급하며 기술 경쟁의 신호탄을 쐈다.
증권가에서도 SK하이닉스에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HBM3E(5세대) 12단 제품 출하가 본격화되며 실적이 시장 전망을 상회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올해 하반기는 HBM3E 제품 공급 비중이 확대되면서 영업이익 10조원 시대를 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HBM3E 12단의 가격은 기존에 납품되고 있는 HBM3E 8단보다 50∼60% 가량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HBM3E 12단 매출의 본격적인 확대가 핵심으로 GB300향 공급이 본격화됨에 따라 전체 HBM 내 3E 12단 제품의 출하 비중은 50%를 넘어섰을 것"이라며 "컨벤셔널 D램 수요도 고객사들의 선제적인 재고 비축 수요로 인해 당초 예상보다는 좋았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채민숙·황준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지난 1분기 메모리 역사상 처음으로 D램 매출 기준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한 데 이어, 2분기에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1위를 유지할 전망"이라며 "2분기 실적은 분기 영업이익 기준 역대 최고치였던 2024년 4분기를 초과하며 다시 한 번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성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0328syu@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