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만 달러 합의안 불발… 불확실성 증폭
핵심 판결 유효...8월 15일 이후 항소심 전망
암호화폐 시장 영향 촉각...XRP 가격 하락
핵심 판결 유효...8월 15일 이후 항소심 전망
암호화폐 시장 영향 촉각...XRP 가격 하락

26일(현지시각) 암호화폐 전문매체 브레이브뉴코인 등 외신에 따르면 아날리사 토레스 미국 지방법원 판사는 이날 양측이 제기한 공동 신청을 공식적으로 기각하며 소송 해결에 대한 불확실성을 가중시켰다. 이번 결정으로 인해 전 세계 암호화폐 커뮤니티의 이목이 집중됐던 XRP 소송은 더욱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법원의 '지시적 판결' 요청 거부
리플과 SEC는 법원의 '지시적 판결(indicative ruling)'을 요청하며 공동 신청을 제출했다. 이는 항소심 판결 이후 토레스 판사가 기존 판결의 내용을 수정할 의향이 있는지 사전에 확인하려는 시도였다. 특히 양측은 법원이 과거의 영구적 금지 명령을 해제하고, SEC가 추산한 2억 달러 규모의 리플 벌금을 5,000만 달러로 삭감하는 것에 대해 지지 의사를 표명해주기를 기대했다.
보도에 따르면 토레스 판사는 이러한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정하며, "앞서 언급한 이유로 당사자들의 지시적 판결 신청은 기각된다"라고 명시했다. 또한, 법원 서기에게 해당 동의안을 종료하고 관련 절차를 마무리하라고 지시했다.
XRP 소송의 핵심 판결은 유효
이번 법원의 기각에도 불구하고, XRP 소송의 근본적인 판결은 여전히 유효하다. 토레스 판사가 2023년 7월에 내린 약식 판결에 따르면, 리플의 공개 거래소에서의 프로그래매틱 XRP 판매는 증권법을 위반하지 않았지만, 기관 투자자에 대한 판매는 증권법을 위반했다고 판결했으며, 이는 현재까지도 이 사건의 핵심적인 내용으로 남아있다.
이는 리플이 기관 투자자에게 XRP를 판매하는 데 여전히 제약을 받고 있으며, SEC가 부과하려는 벌금의 규모 또한 아직 확정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또한, 리플이 유사한 위반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금지했던 이전의 가처분 명령 역시 그대로 유지된다.
소송의 다음 단계와 시장 반응
이번 소송은 SEC가 법원에 상황 보고서를 제출해야 하는 최소 8월 15일까지 중단될 가능성이 높다. 법률 전문가들은 새로운 제출이나 합의 변경 등의 조치가 없다면, 소송은 미국 제2순회항소법원으로 회부될 가능성이 크며, 2025년 말 또는 그 이후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리플과 SEC는 그동안 유리한 지시적 판결을 기대하며 항소 절차를 지연시켜 왔다. 이는 양측이 합의를 적극적으로 협상 중이었음을 시사한다. 이번 공동 신청 기각은 이러한 전략에 차질을 빚게 했지만, 양측의 지속적인 협력이 이루어진다면 합의 시도가 완전히 배제된 것은 아니다.
법원의 판결 이후 XRP 가격은 약 3.4% 하락, 약 2.13달러대에 거래되고 있다. 리플의 시가총액은 1,258억 달러로 감소했으며, 24시간 거래량은 6% 줄어든 약 26억 6,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XRP 커뮤니티는 우려를 표명했지만, 일부 법률 전문가들은 이번 기각을 중요한 전환점이라기보다는 단순한 절차상의 문제로 보고 있다. 한 법률 전문가는 "이번 기각으로 인해 리플의 법적 지위나 2차 시장에서의 XRP의 지위가 바뀌지는 않는다"라고 언급하며, 2023년 법원이 XRP가 공개 거래소에서 판매될 때 증권이 아니라고 판결한 점을 강조했다.
규제 환경에 미칠 영향과 향후 전망
XRP 소송이 5년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는 미국 암호화폐 규제에 미치는 광범위한 영향 때문에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이 소송의 결과는 디지털 자산이 증권으로 취급되는 방식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이는 오픈 네트워크, 리플 원장, 그리고 탈중앙화 금융(DeFi) 생태계 전반에 걸쳐 파급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최근 XRP 소송 소식은 SEC 대 리플 사건의 오랜 법정 공방과 복잡성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 준다. 앞으로의 전개는 예측하기 어렵지만, 이번 공동 소송 기각은 일시적인 장애물일 뿐, 해결에 대한 장기적인 장벽은 아닐 수 있다. 이제 모든 시선은 이 역사적인 법정 공방의 다음 장이 어떻게 펼쳐질지를 결정할 8월 15일에 쏠려 있다.
현재로서는 XRP의 가치, 규제적 입장, 그리고 가격 전망은 법정에서의 결정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