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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 전 꿈꿨던 원자력 자동차 포드 '뉴클레온'을 아시나요?

이태준 기자

기사입력 : 2024-11-03 13:06

포드 원자력 자동차 이미지. 사진=이미지 크리에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포드 원자력 자동차 이미지. 사진=이미지 크리에이터
1950년대, 핵 에너지는 미래 기술의 상징이었다. 과학자들은 핵 에너지가 인류의 삶을 혁신적으로 바꿀 것이라 믿었고, 이러한 믿음은 자동차 산업에도 영향을 미쳤다. 당시 포드는 상상 속에서나 가능했던 '원자력 자동차'를 현실로 만들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다. 1957년, 포드는 핵 추진 자동차 '포드 뉴클레온'의 컨셉 디자인을 공개하며 세상을 놀라게 했다고 에코뉴스가 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8,000km를 달리는 꿈의 자동차, 포드 뉴클레온


보도에 따르면 포드 뉴클레온은 한 번 연료 충전으로 무려 8,000km를 주행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당시 일반적인 자동차의 주행거리가 수백 km에 불과했던 것을 감안하면 혁명적인 발상이었다. 이 차의 핵심은 바로 차량 후면에 탑재된 소형 원자로였다. 포드의 엔지니어들은 언젠가 원자로의 크기를 줄여 자동차 엔진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

뉴클레온의 작동 원리는 핵 잠수함과 유사했다. 원자로에서 우라늄 핵분열을 통해 발생한 열을 이용하여 증기를 생성하고, 이 증기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이었다. 마치 거대한 발전소를 자동차에 담은 듯한 개념이었다.

미래지향적인 디자인, 그러나 현실의 벽에 부딪히다


에코뉴스에 따르면 포드 뉴클레온은 혁신적인 디자인으로도 주목받았다. 16.7피트의 길이와 6.5피트의 너비, 3.5피트 높이의 지붕, 5.8피트의 휠베이스는 당시 자동차 디자인의 틀을 깨는 파격적인 시도였다. 엔진룸이 필요 없었기에 차체는 더욱 공기역학적으로 설계될 수 있었다.

그러나 포드의 야심 찬 계획은 현실의 벽에 부딪혔다. 1950년대의 기술로는 소형 원자로를 개발하고, 자동차에 탑재하는 것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안전 문제 또한 큰 걸림돌이었다. 핵분열 과정에서 발생하는 방사능은 치명적인 위험을 초래할 수 있었고, 사고 발생 시 대규모 재앙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다. 결국 포드 뉴클레온은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하고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원자력 자동차, 여전히 풀리지 않는 숙제


시간이 흘러 기술이 발전했지만, 원자력 자동차는 여전히 풀리지 않는 숙제로 남아 있다. 자동차 업계는 전기차와 수소차 개발에 집중하고 있으며, 원자력 자동차는 여전히 미지의 영역이다. 포드는 1962년 포드 뉴클레온의 업데이트 버전인 '포드 시애틀-ite XX1'을 선보였지만, 이 역시 개념 단계를 넘어서지 못했다.

원자력 자동차의 가장 큰 문제는 방사능이다. 탑승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무거운 차폐 장치가 필요하며, 이는 차량의 무게와 연비에 악영향을 미친다. 사고 발생 시 방사능 유출 위험도 간과할 수 없다.

현재 원자력 에너지는 전 세계 저탄소 전력 생산의 상당 부분을 담당하고 있지만, 자동차 산업에서는 여전히 현실적인 대안으로 여겨지지 않는다. 탄소 배출 감소는 중요한 과제이지만, 안전과 기술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전까지 원자력 자동차가 도로 위를 달리는 모습은 보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70년 전의 꿈은 미스터리로 남아


포드 뉴클레온은 핵 에너지에 대한 인류의 꿈과 야망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존재이다. 비록 현실적인 문제들로 인해 꿈은 이루어지지 못했지만, 포드 뉴클레온은 자동차 기술의 가능성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다. 70년 전 탄생했지만, 여전히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로 남아있는 원자력 자동차. 과연 언젠가 우리는 핵 에너지로 달리는 자동차를 볼 수 있을까?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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