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전 대통령의 감세정책이 미 재정적자를 대거 끌어올릴 것이란 우려가 고조되는 가운데 적자는 지출 감축으로 돌파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은 것이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면 한 자리 차지해 ‘비용 절감’ 칼을 휘두를 것으로 예상되는 머스크와 함께 이 일을 맡겠다고 자임했다.
재생가능에너지 지원 폐지
억만장자 투자자이자 트럼프 최대 후원자이기도 한 폴슨은 10월 30일(현지시각) 공개된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자신의 최우선 과제가 트럼프의 2017년 감세법을 연장하고, “머스크와 함께 연방 지출을 줄이는 것”이라고 못 박았다.
그는 연방정부 재정지출 감축 핵심으로 재생가능에너지 지원 폐지를 꼽았다.
그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그린 에너지 지원을 ‘그린 뉴딜’이라면서 이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폴슨은 “태양광, 풍력에 지원하는 보조금을 모두 없애야 한다”면서 “이 에너지원은 모두 비효율적이고 비경제적”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 보조금만 없애도 재정적자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기후 위기는 사기”라는 트럼프의 주장을 토대로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정책적 지원은 모두 폐기할 것임을 예고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정책 핵심 담당할 재무장관
그의 인터뷰는 자신이 그 경쟁에서 선두에 있으며, 또 그래야 트럼프 정책들이 제대로 추진될 것이라는 점을 각인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재무장관은 트럼프 정책 핵심을 담당하게 될 자리다.
트럼프의 재무장관은 내년부터 일몰 되는 2017년 감세법 연장과 다양한새 감세안을 관철시켜야 한다.
또 트럼프의 이 같은 감세가 미 재정적자를 끌어올리고, 막대한 국채발행으로 인해 결국 시중 금리를 대폭 높일 것이라는 월스트리트의 우려도 잠재워야 한다.
머스크, 최소 2조 달러 지출 감축 자신
폴슨이 함께 재정적자 감축 일을 하고 싶다고 말한 머스크는 트럼프가 새로 만들어질 ‘정부 효율성 위원회’ 책임자로 일하게 될 것이라고 지목한 인물이다.
트럼프에 따르면 머스크가 이끄는 이 위원회는 트럼프에게 연방정부 재정지출을 어떻게 줄일지 조언하게 된다.
머스크는 자신이 연방정부 재정지출을 최소 2조 달러 줄일 수 있다고 자신했다. 먼저 대책 없이 지르고 보는 성격인 머스크는 이번에도 구체적인 방안은 내놓지 않았다.
2조 달러는 지난 회계연도 연방정부 재정지출의 30%에 육박하는 규모다. 의회예산국(CBO)에 따르면 지난해 미 연방정부 지출 규모는 6조7500억 달러였다.
이 가운데 절반은 트럼프가 건드리지 않겠다고 약속한 사회보장과 노인 의료지원(메디케어) 지출, 그리고 국방비와 국채 이자였다.
머스크가 백지수표를 자주 날렸듯 트럼프도 필요에 따라 공약을 손바닥 뒤집듯 해왔다.
트럼프는 2016년 대선에서 자신이 집권하면 미 정부 지출을 대거 줄이겠다고 약속했지만 취임한 뒤 약속과 달리 물쓰듯 재정을 집행했다. 심지어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 이미 대규모 적자를 냈다.
가시밭 길
폴슨이 스스로 재무장관 유력 후보라고 자임하면서 재생가능에너지 정부 지원을 폐지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로 그렇게 될지는 미지수다.
폴슨의 발언이 트럼프와 조율을 거쳐 나왔다고 해도 쉽지 않은 길이다.
조세재단에 따르면 클린 에너지 보조금을 모두 없애면 10년 동안 재정지출을 약 9210억 달러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의회 동의가 필요하다.
일부는 의회 동의 없이도 행정부가 규정을 바꿔 실행할 수 있지만 대규모 지원을 없애려면 의회에서 법으로 만들어야 한다.
현재 추이로만 보면 공화당이 백악관부터 의회 상하원을 모두 접수할 가능성도 있지만 공화당이 의회를 장악했다고 해서 일사천리로 진행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공화당 의원들조차 탄소포집 기술과 같은 클린에너지 지원에 찬성하고 있다. 이는 이들의 정치적 기반인 석유, 가스 업계가 지지하는 방안이기도 하다.
한편 트럼프가 재집권하면 재무장관이 될 인물들은 폴슨 외에도 여럿이 거론되고 있다.
키스퀘어 그룹 창업자 스콧 배셋,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전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제이 클레이턴 전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 등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