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만장자 헤지펀드 매니저 폴 튜더 존스는 미국 정부의 현재 재정 적자와 대선 후보들이 공약한 정부 지출 증가로 미국 채권 금리가 급등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튜더 인베스트먼트의 설립자 겸 최고 투자책임자(CIO)인 존스는 22일(현지시각) CNBC에 출연해 ”지출 문제를 진지하게 다루지 않으면 미국이 정말 빠르게 파산할 것“이라며 “정부 지출로 채권시장에서 대규모 매도세가 촉발돼 금리가 급등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존스는 이에 따라 채권을 보유하지 않을 계획이며 장기물 채권시장에 대해 반대 베팅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국채 기준물인 10년물 수익률은 이날 4.222%까지 상승하며 7월26일 이후 거의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최근 17거래일 중 15거래일 동안 상승하는 등 미국 국채 가격은 최근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미국 정부의 불안정한 재정 상황에 대한 우려, 경제지표 호조 및 트럼프의 대선 승리 가능성에 기반한 재정 악화 우려 등이 최근 미국 국채 매도세를 촉발했다.
존스는 "문제는 이번 선거 이후 미국과 미국 채권시장에서 민스키 모멘트가 발생할 것인가 하는 점“이라고 말했다. 민스키 모멘트란 자산 가격의 급격한 하락을 의미하는 것으로 과도한 부채에 부담을 느낀 투자자들이 부채 상환을 위해 보유하고 있는 건전한 자산마저 팔아야 하는 시점을 의미한다.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2024 회계연도 연방정부 적자는 2023년도 대비 8% 증가하며 1조8000억 달러(약 2510조 원)를 넘어섰다.
이는 팬데믹 사태로 재정지출이 급증했던 2020 회계연도(3조1322억 달러) 및 2021 회계연도(2조7720억 달러)에 이어 미국 역사상 세 번째로 큰 재정적자 규모다.
미국 정부는 국채 매각을 통해 재정적자를 충당하고 있지만, 월가에서는 정부의 연간 부채 비용 증가에 우려하는 시각을 보내고 있다.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2024 회계연도 연방정부 부채에 대한 이자가 사상 처음으로 1조 달러를 넘어서며 이자 비용이 총 1조1600억 달러(약 1590조 원)에 달했다.
존스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 행정부에서 모두 재정적자가 증가했다고 지적하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모두 정부 예산과 관련해 "대통령 직무에 적합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트럼프가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인플레이션 상승 위험에 대해 여전히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정부가 지출을 더 잘 조정할 수 있는 여러 방법이 있지만, 트럼프의 첫 임기 동안 감세 정책을 만료하거나 연방정부 인력을 대폭 감축하는 등의 상당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존스는 40여 년 전에 헤지펀드를 설립하고 1987년 주식시장 붕괴를 정확히 예측해 명성을 얻은 바 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