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글로벌이코노믹 로고 검색
검색버튼

두산에너빌리티·현대건설, 美 원전 800억 달러 프로젝트 핵심 공급사 확정

트럼프 정부, 웨스팅하우스 AP1000 원전 10기 건설에 108조 원 투입
두산, 원자로·증기발생기 독점 공급…일본 3320억 달러 추가 투자
데이터센터 전력난 해소 목표…2050년 원전 용량 4배 확대
미국 트럼프 정부가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급증에 대응해 원전 건설에 800억 달러를 투입하기로 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트럼프 정부가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급증에 대응해 원전 건설에 800억 달러를 투입하기로 했다. 사진=로이터
미국 트럼프 정부가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급증에 대응해 원전 건설에 800억 달러(약 115조 원)를 투입하기로 하면서, 두산에너빌리티와 현대건설이 핵심 공급 업체로 나섰다.
로이터 이벤츠는 지난 26일(현지시각) 미국 연방정부가 웨스팅하우스 소유주인 브룩필드자산운용, 캐나다 카메코와 계약을 맺고 2030년까지 대형 원전 10기 착공에 들어간다고 보도했다.

보글 원전 완공으로 공급망 준비 완료


지난 10월 체결된 이번 합의는 트럼프 행정부가 원전 발전용량을 현재 100GW에서 2050년까지 400GW로 늘리겠다는 목표 실현을 위한 핵심 단계다.

웨스팅하우스 브라이언 매크론 커뮤니케이션 매니저는 "조지아주 보글 발전소에서 AP1000 원전 2기를 완공하면서 초도 건설 문제를 해결했다"라며 "미국 원전 공급망이 여러 프로젝트를 동시 처리할 역량을 갖췄다"라고 밝혔다.

보글 발전소 3·4호기는 미국에서 최근 건설된 가압경수로로 각각 2023년과 2024년 가동에 들어갔다. 지난해 6월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는 AP1000 표준 설계 인증 기한을 40년 연장해 2046년 2월까지로 정했다.

매크론 매니저는 "AP1000 원전이 미국에서 완전히 허가받고 건설 준비를 마친 유일한 차세대 원전"이라고 강조했다. 카메코에 따르면 연방정부는 원자로 압력용기, 증기발생기, 냉각 펌프 같은 장기 소요 부품에 단기 자금을 지원한다.

정부 자금·허가 지원으로 건설 리스크 완화


우드 매켄지 에너지전환 리서치 애널리스트 조이 설몬트는 "전례 없는 수준의 정부 개입이 자금 조달과 리스크 완화 모두에서 이뤄지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기존 원전 프로젝트에서는 민간 기업이 건설과 규제 리스크 대부분을 떠안았던 것과 대조를 이룬다.
설몬트는 "미국 정부가 웨스팅하우스의 부지확보와 허가 취득을 돕고, 대출 보증을 제공할 가능성이 있으며, 국제 사업 개발도 지원한다"라며 "이런 정부 지원이 대규모 자본 지출 리스크를 낮추고 허가 일정을 앞당기며 장기 정책 안정성을 제공해 수십 년간 투자 부족에 시달린 미국 원전 경쟁력을 되살릴 수 있다"라고 말했다.

설몬트는 새로운 AP1000 원전이 특수 부품 공급망을 재가동 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동일 설계를 반복 건설하는 것은 표준화 투자로 이어져 하위 리스크를 줄이고 공급 업체가 더 효율적으로 운영하게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는 웨스팅하우스 기존 공급망에 유리하다. 주요 협력사로는 냉각 펌프를 제조하는 커티스라이트, 대형 증기터빈과 발전기를 생산하는 지멘스에너지가 있다.

10월 미국과 일본 간 체결된 무역협정에 따라 일본 기업들은 웨스팅하우스와 협력해 AP1000 원전과 소형모듈원전(SMR) 건설을 포함한 핵심 에너지 인프라 지원에 최대 3320억 달러(약 470조 원)를 투자하기로 합의했다.
웨스팅하우스는 미쓰비시중공업과 깊은 협력관계를 맺어왔으며, 미쓰비시중공업은 해외에 건설된 AP1000 원전용 대형 부품을 다수 제조했다. 이번 합의에는 미쓰비시중공업, 도시바그룹, IHI 같은 중공업 제조 경험이 있는 일본 공급 업체 참여가 포함됐다.

보글 원전 비용 초과 전례…관리 개선이 관건


보글 2·3호기 건설은 일정보다 7년 늦어졌으며, 비용은 당초 140억 달러(약 20조 원) 예상에서 두 배 이상 늘었다.

원자력혁신연합(NIA) 경제·프로젝트개발 프로그램 매니저 제임스 리처즈는 "서던컴퍼니가 2017년 프로젝트를 넘겨받은 뒤 보글 2·3호기 비용 관리가 개선됐다"라면서도 "업계가 추가 개선을 보여주지 않으면 원전 프로젝트 자금 조달 리스크를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공급망 지연, 결함 부품 납품, 인력 부족이 보글 프로젝트를 괴롭혔다고 언급했다. 다만 리처즈는 "원전 완공 뒤 이들 장치를 건설한 인력이 존재한다는 것이 경쟁사 대비 장점"이라고 평가했다.

이런 인력은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증가로 지난해 AP1000 원전 건설 계획을 발표한 기업들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페르미아메리카는 텍사스 '하이퍼그리드' 프로젝트에 AP1000 원전 4기 건설을 위해 NRC에 신청서를 제출했다. 신청서에 따르면 첫 번째 원전 건설은 올해 시작돼 2031년 4월 가동을 목표로 한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 공영 전력회사 산티쿠퍼는 지난 10월 VC썸머 2·3호기 원전 단지에 AP1000 원전 2기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2017년 주 계약업체 웨스팅하우스 파산으로 썸머 2·3호기 건설이 취소될 당시 90억 달러(약 12조 원) 이상을 들여 원전 50% 미만을 완성한 상태였다.

두산·현대건설, 핵심 부품 공급 계약 체결


두산에너빌리티는 최근 페르미아메리카와 계약을 맺고 AP1000 원전 핵심 장비인 원자로 압력용기와 증기발생기 생산에 착수하기로 했다.

페르미아메리카 토비 노이게바워 최고경영자는 "전 세계에서 대형 원전 프로젝트를 정시에 예산 내에서 성공적으로 건설한 동맹국과 협력하는 것이 미국이 이 경쟁에서 승리하는 데 필요한 전문성"이라고 밝혔다.

현대건설도 페르미아메리카와 기본설계(FEED) 계약을 체결해 AP1000 원전 4기에 대한 엔지니어링 작업을 시작한다.

두산에너빌리티 김종두 사장은 "페르미아메리카가 약속을 이행하는 것을 보고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미국 청정 원전 건설을 돕겠다는 계획을 시작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AP1000 설계는 이미 NRC 승인을 받아 충분한 NRC 인력만 있다면 건설 허가 취득이 순조로울 것으로 리처즈는 전망했다.

AP1000은 표준 저농축우라늄(LEU)을 사용해 쉽게 확장할 수 있는 탄탄한 공급망이 있다. 웨스팅하우스는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홉킨스 컬럼비아 연료제조시설에서 LEU를 생산하며, 지난해 4월부터 우라늄 농축도가 더 높은 LEU+를 보글 2호기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카메코는 우라늄 주요 생산업체로 켄터키주 패듀카 사업장에서 LEU 상업 생산을 추진 중인 글로벌 레이저 농축(GLE) 프로젝트 지분 49%를 보유하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대규모 원전 건설 프로젝트가 미국 원전 산업 부활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기대와 함께, 과거 비용 초과와 일정 지연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진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trick26865@g-enews.com
맨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