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금리 인하 사이클을 시작한 상황에서 중립 금리(neutral rate)가 지속해서 올라 최종 금리(final rate)가 어떻게 될지 월가가 주목하고 있다. 미 경제 전문 매체 배런스는 27일(현지시각) 미국의 중립 금리가 9월까지 3개월 연속 상승했다고 보도했다.
연준의 통화 정책 결정 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은 지난달 17, 18일 열린 정례회의가 끝난 뒤 발표한 경제전망요약(SEP)에서 미국의 중립 금리는 2.9%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연준 위원들이 제시한 중립 금리의 폭은 2.4~3.8%이다.
연준은 점도표를 통해 올해는 9월을 포함해 1.0%포인트 인하, 내년도 1.0%포인트 인하할 것임을 예고했다. 연준이 11월과 12월에 각각 0.25%포인트씩 인하하고, 내년에는 분기별로 0.25%씩 인하할 것이라는 게 월가의 대체적 전망이다.
중립 금리란 경기를 과열시키지도 위축시키지도 않는 이론적인 금리 수준을 의미한다. 이는 물가와 성장이 서로 균형점을 찾는 금리다. 중립 금리를 정확히 측정하는 방법은 없고, 추정치만 있을 뿐이다. 그렇지만 중립 금리는 연준을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이 정책금리 결정할 때 준거로 활용한다. 중립 금리가 올라가면 물가를 잡기 위해 정책금리를 보다 더 올려야 한다.
중립 금리에서 인플레이션 목표치인 2%를 빼면 R-Star로 불리는 실질 중립 금리가 나온다. 현재 이 R-Star가 최근 10년 동안 내려갔다가 다시 상승하고 있다는 게 월가의 분석이다.
연준은 그간 사실상 중립 금리로 볼 수 있는 장기금리 추정치 중앙값을 연 2.5%로 책정해 왔다. 여기서 인플레이션 목표치(2%)를 빼면 실질 중립 금리는 연 0.5%다. 그렇지만 연준이 장기금리 전망치를 2.9%로 봤다는 것은 실질 중립 금리가 0.9%로 올라갔다는 뜻이다. 실질 중립 금리가 올라가면 현재 통화 정책이 경제 활동을 억제하는 데 큰 효과를 내지 못하게 된다.
배런스는 “연준이 2024~2025년 사이에 미국 경제의 연착륙을 실현하면서 적정 중립 금리를 찾고 있다”고 전했다. 중립 금리를 측정하는 ‘홀스톤라우바흐윌리엄스 (HLW) 모델’에 따르면 명목 중립 금리는 2.7%이고, 여기서 인플레이션 목표치 2.0%를 뺀 실질 중립 금리는 0.7%라고 배런스가 전했다. 도이치뱅크는 실질 중립 금리가 0.7~2.5%이고, 그 중간치는 1.5%라고 분석했다. 배런스는 “현재 4.75~5%인 연방 기금 금리가 팬데믹 글로벌 금융 위기와 팬데믹 사이 약 10년간 유지돼 온 수준보다 높은 3.5%가량이 될 것임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연준은 분기별로 중립 금리 예상치를 발표하고 있다. 지난 2012년에 중립 금리 중간값은 4.25%였으나 2019년에는 2.5%로 내려왔다. 여기서 인플레이션 2%를 빼면 R-Star로 불리는 실질 중립 금리는 0.5%가 된다. 지난해 6월에도 R-star는 0.5%였다. 이 중립 금리 중간값에 변화가 없어도 FOMC 위원들이 중립 금리 추정치를 올리고 있다.
연준은 대선 다음날인 11월 6, 7일 FOMC 정례회의를 개최한다. 연준이 이때 금리를 0.25% 포인트 추가로 내리거나 아니면 동결할 수도 있다. 연준의 고위 관계자들은 지난 9월 빅컷 금리 인하 이후 속도 조절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
시카고 상품 거래소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27일 오후 현재 0.25% 포인트 인하 가능성은 95.1%, 동결 가능성은 4.9%로 나타났다. 올해 마지막으로 12월 17, 18일에 열리는 회의에서 기준 금리가 4.25~4.5%로 내려갈 가능성은 74.6%, 4.50~4.75%가 될 가능성은 24.3%, 4.75~5% 가능성은 1.1%로 집계됐다. 이는 곧 금리 선물 투자자 다수가 11월과 12월에 각각 0.25% 포인트씩 금리 인하를 예상한다는 뜻이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