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주가가 실적 발표 이후 이틀째 랠리를 펼치며 25일(현지시각) 뉴욕 주식 시장에서 13개월 만에 최고치로 거래를 마쳤다.
CNBC에 따르면 테슬라가 예상보다 양호한 3분기 실적을 공개한 이후 주가는 24일 거래에서 22% 폭등하며 2010년 IPO(기업공개) 이후 사상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테슬라 주가는 이날도 3.4% 급등하며 269.23달러에 마감했다. 연간 주가 상승률은 8.4%로 나스닥 종합지수의 연간 상승률인 23%를 뒤쫒고 있다.
파이퍼 샌들러의 애널리스트들은 23일 실적 발표 이후 테슬라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파이퍼 샌들러는 테슬라에 대한 투자 의견으로 ‘매수’ 등급을 유지하면서 “더 많은 차량 인도량과 더 높은 마진을 반영해 12개월 주가 전망치를 310달러에서 315달러로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테슬라의 3분기 매출은 251억8000만 달러로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인 253억7000만 달러에는 못 미쳤지만, 전년 동기 대비로는 8%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테슬라의 분기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72센트로 애널리스트 평균 예상치인 58센트를 웃돌았다.
테슬라의 이익 마진이 환경 규제 크레딧으로 인해 크게 증가하며 순이익 증가를 주도했다. 환경 규제 크레딧은 환경 오염을 낮추는 데 기여한 회사에 미국 정부가 제공하는 일종의 포인트로 전기차 회사인 테슬라는 탄소를 배출하지 않아 규제 크레딧을 얻기 쉬운 구조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저가 차량과 ‘자율주행 시대 도래’를 언급하며 내년 차량 판매 증가율이 20~30%에 이를 것으로 낙관했다. 팩트셋(FactSet)이 조사한 애널리스트들은 2025년 테슬라의 차량 인도량이 15% 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자율 주행과 관련해 머스크 CEO가 스스로 언급한 제품 출시 기한을 계속 지키지 못하는 점은 주가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번스타인의 애널리스트들은 테슬라의 실적 발표 이후 머스크가 완전자율주행(FSD)에 대해 “지나치게 낙관적인 경향이 있다”고 언급했다. 번스타인은 "연구 결과에 따르면 테슬라가 로보택시 분야에서 경쟁사보다 여전히 뒤처져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테슬라 주가 급등으로 24일 종가 기준 머스크의 순자산은 335억 달러(약 46조5000억 원)가 급증했다. 이에 따라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서 머스크는 1위 자리를 더욱 공고히 했다.
머스크의 자산은 2703억 달러(약 375조 원)를 기록해 2위인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보다 610억 달러 앞섰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