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장 마감 뒤 공개한 분기실적에서 테슬라가 3분기 기대 이상의 순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나자 투자자들이 환호했다.
지난 2년에 걸친 지속적인 순익 하강 흐름을 되돌렸다는 점에 투자자들은 큰 점수를 줬다.
테슬라는 총영업이익이 27억 달러로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 전망을 37% 웃돌았다.
또 태양광 발전과 배터리 부문에서 탄탄한 매출과 순익을 거둔 점도 보탬이 됐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특히 내년에 저가 모델 전기차(모델2)를 출시하고 완전자율주행(FSD) 기술도 상용화해 전기차 출하 물량을 20~30% 끌어올리겠다고 장담해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극한까지 끌어올렸다.
시총 1500억 달러 넘게 불어나
테슬라는 이날 주가가 20% 넘게 폭등하면서 시가총액이 대규모로 불어났다.
배런스에 따르면 이날 하루 동안 불어난 시총 규모는 1500억 달러가 넘는다. 테슬라 시총이 하루 만에 1000억 달러 넘게 불어난 것은 이번이 5번째다.
주가 폭등으로 시총이 대규모로 불어난 덕에 테슬라는 시총이 8160억 달러를 넘어섰다.
시총 기준 세계 2위 자동차 업체인 일본 토요타의 2700억 달러 시총과 격차가 엄청나다.
“잡초처럼 쑥쑥 자라는 에너지 부문”
테슬라는 태양광 발전과 배터리 저장 부문에서도 괄목할 성장을 하고 있다.
3분기 ‘에너지 생성과 저장’ 부문은 순익이 10억 달러에 못 미칠 정도로 비중이 크지는 않았지만 사상 최고 총순익을 기록하며 가파르게 성장했다.
총순익마진율 역시 19%에 육박해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1년 사이 5%포인트 뛰었다.
매출은 50% 넘게 폭증한 24억 달러였다.
배틀로드 리서치의 벤 로즈 애널리스트는 테슬라의 에너지 사업 부문이 이제 총 매출의 10% 규모로 성장했다면서 에너지 부문이 “잡초처럼 (쑥쑥) 자라고 있다”고 평가했다.
모델2, 로보택시
투자자들을 특히 환호하게 만든 것은 머스크의 장밋빛 전망이었다.
머스크는 내년 테슬라 전기차 출하 증가율이 20~30%를 기록할 것으로 낙관했다.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이 예상하는 15% 증가율을 압도한다.
출하 대수로는 내년 210만~230만대로 애널리스트들의 약 200만대 출하 예상을 크게 넘어서는 규모다.
머스크는 내년에 저가 모델을 출시하고, 완전자율주행(FSD)도 본격화하면서 판매가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기대했다.
테슬라는 내년 말 캘리포니아와 텍사스 주에서 자율주행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갈 길 멀어
비록 투자자들이 환호했다고는 하지만 테슬라에 드리운 먹구름이 걷힌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테슬라의 전반적인 성장세는 정상을 크게 밑돌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력인 자동차 부문 매출은 2개 분기 연속 감소세 뒤 겨우 전년동기비 2% 증가하는 데 그쳤다. 2020~2023년 매출 증가율 45%에 비해 초라한 성적이다.
3분기 순익이 기대 이상이었지만 순익 증가세가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우려가 내부에서부터 나오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바이브하브 타네자 테슬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4분기 순익은 어려운 거시 환경으로 인해 도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순익 전망은 크게 개선되지 않았지만 이날 주가가 폭등하면서 테슬라는 심각한 고평가 영역에 들어섰다.
이날 오전 17% 주가 상승률을 기준으로 테슬라의 내년 순익 전망대비 주가를 나타내는 포워드 주가수익배율(PER)은 약 79배 수준으로 폭등했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또 주가가 고공행진 중인 인공지능(AI) 반도체 업체 엔비디아 PER의 2배를 웃돌거나 육박하는 수준이다.
테슬라에 41.8배 수준인 엔비디아 PER을 적용하면 주가는 지금보다 약 48% 낮은 수준이어야 한다.
테슬라는 이날 11년 만에 최고의 날을 보냈다.
주가가 전일비 46.83달러(21.92%) 폭등한 260.48달러로 치솟았다. 2021년 이후 하루 상승률로는 최고를 기록했다.
테슬라는 덕분에 올해 전체로도 플러스(+) 주가 상승률로 복귀했다. 올해 4.8% 올랐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