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만에 최악’의 기록을 남길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초강력 허리케인 ‘밀턴’으로 인해 미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이 예상보다 낮아질 위험이 있다고 미 경제 전문지 배런스가 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 매체는 “밀턴이 당장 플로리다주 경제에 타격을 줄 것이고, 단기적으로 미국 경제 지표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허리케인 ‘헐린’으로 인한 피해 복구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12일 만에 다시 초강력 허리케인이 플로리다주에 상륙함에 따라 인명과 재산 피해가 크게 늘어날 수 있다.
배런스는 “양대 허리케인으로 10월 노동 지표가 왜곡될 수 있으며 소비가 위축되고, 지역 경제 성장이 둔화하며, 식품 가격 등이 올라갈 수 있다”고 짚었다. 앤드루 홀렌호스트 시티그룹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이 매체에 “이번 허리케인이 10월 고용 지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밀턴이 상륙한 탬파 등을 비롯해 플로리다주에서 약 590만 명가량에게 대피령이 내려졌고, 이들 중 다수가 다른 주로 대피했다. 주요 기업과 소매점·음식점 등은 모두 문을 닫아 지역 경제가 올스톱 상태다.
배런스는 밀턴의 영향으로 10월 실업률이 상승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JP모건체이스는 10월에 허리케인 영향으로 10만 명 이상이 일시적으로 실직할 것으로 예상했다. 10월 고용 지표는 대선 전날인 11월 5일 나온다.
밀턴의 영향으로 공급 애로가 발생해 식품과 에너지를 비롯한 상품 가격이 일시적으로 오를 것이라고 전문가들이 지적했다. 향후 몇 주일 동안 오렌지, 토마토, 채소 등의 가격이 오르게 된다.
밀턴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 규모가 2000억 달러를 넘으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내려갈 것이라고 조엘 마이어스 아큐웨더 회장이 밝혔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올해 4분기에 GDP 성장률이 0.14%포인트가량 낮아질 것으로 추산했다.
허리케인 헐린으로 인해 플로리다주 등의 경제 성장률이 1%포인트가량 내려갈 것이라고 배런스가 지적했다. 데이터 분석 기업 코어로직(CoreLogic)에 따르면 4등급 허리케인 헐린으로 인한 재산 피해 규모가 475억 달러(약 64조원)에 달한다. 헐린은 플로리다주로 상륙해 노스캐롤라이나, 사우스캐롤라이나, 조지아 주 등에 심각한 피해를 줬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정부의 허리케인 대응과 관련한 유언비어를 퍼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허리케인 헐린과 밀턴 관련 보고를 받은 뒤 "지난 몇 주간 사람들을 불안하게 만드는 허위 정보와 명백한 거짓말을 무모하고 무책임하며 끈질기게 부추기는 행위가 있었다"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거짓말의 맹습(猛襲)을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것은 이미 이뤄진, 그리고 앞으로 이뤄질 굉장한 구조와 회복 작업에 대한 신뢰를 약화시키고, 도움이 가장 필요한 이들에게 해롭다"며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정부가 허리케인 피해를 본 주민에게 고작 750달러(약 101만원)의 지원금만 제공할 것이며 연방재난관리청(FEMA) 예산을 불법 이민자를 위해 사용한 탓에 허리케인 피해자를 지원할 돈이 없다고 주장해 왔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