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지난달 18일 예상을 넘는 0.5%포인트 금리 인하, 이른바 빅컷을 단행하면서 모기지 금리도 함께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좀체 떨어지지 않던 모기지 금리가 4일 폭등했다.
미 노동시장, 나아가 경제가 예상보다 탄탄하다는 분석이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 후퇴로 이어지면서 모기지 금리가 요지부동을 넘어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0.27%포인트 폭등
모기지 뉴스 데일리(MND)에 따르면 가장 일반적인 모기지인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는 이날 무려 0.27%포인트 폭등해 6.53%로 치솟았다.
연준이 빅컷을 단행하기 하루 전인 지난달 17일 기록한 6.11%에 비해 0.42%포인트 높은 금리다.
연준의 0.5%포인트 금리 인하, 빅컷에도 불구하고 모기지 금리가 크게 떨어지지 않은 것은 모기지 금리가 다른 금융상품들처럼 10년 만기 미 국채수익률 흐름을 따르기 때문이다.
다만 10년물 수익률은 연준 기준 금리 흐름에 주로 좌우된다는 점에서 모기지 금리 역시 연준 금리 향배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받는다.
탄탄한 고용
미 노동부가 발표한 9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미 신규 취업자수는 25만4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날 1만7000명 상향조정돼 15만9000명으로 늘어난 8월 신규 취업자 수를 압도하는 규모였다.
시장에서 예상했던 15만명에 비하면 10만4000명이 더 많았다.
실업률도 4.2%에서 4.1%로 떨어졌고, 임금은 전월비 0.4%, 전년동월비 4%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4.2% 실업률과 전월비 0.3%, 전년동월비 3.8% 임금 상승률을 예상한 바 있다.
추가 빅컷 없다
미국의 탄탄한 고용 동향으로 볼 때 미 경제가 우려했던 것과 달리 탄탄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는 낙관이 급속히 높아졌다.
금리 선물 시장에서는 11월 빅컷 전망이 아예 사라졌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 그룹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 투자자들은 11월 6~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연준이 일반적인 금리 인하 폭인 0.25%포인트 인하를 결정할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판단하기 시작했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지금보다 0.25%포인트 낮은 4.50~4.75%로 낮출 가능성이 95.7%에 이르는 것으로 예상을 수정했다.
1주일 전 46.7%이던 확률은 10월 30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추가 빅컷은 없을 것”이라는 발언 뒤 오르기 시작했지만 전날에도 67.9%에 머물렀다.
반면 연준이 0.5%포인트 낮춰 4.25~4.50%로 떨어뜨릴 것이란 예상은 아예 사라졌다. 하루 전만 해도 32.1%였고, 파월 의장 발언 전인 1주일 전에는 53.3%에 이르던 확률이 이날은 ‘0%’를 기록했다.
대신 1주일전, 또 하루 전만 해도 없었던 4.50~5.00% 동결 전망이 등장했다. 4.3%로 확률이 낮기는 하지만 가능성이 아예 없지는 않다는 판단으로 돌아섰다.
시장 변동성이 핵심
그렇지만 연준 금리 인하 전망이 모기지 금리를 좌우하는 직접 변수는 아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따르면 미 양대 주택금융사 가운데 한 곳인 패니메이의 마크 팰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모기지 금리를 좌우하는 것은 연준이 0.25%포인트 인하에 나설지, 아니면 0.5%포인트 내릴지가 아니라 이런 금리 인하에 국채 수익률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채권 투자자들이 어떤 해석을 하는지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불확실성이 높아지면 국채 수익률이 오르는시장 특성을 감안할 때 앞으로 미 경제지표에 따라 시장 변동성이 높아지면 그것이 상승이건 하락이건 간에 모기지 금리를 낮추는 데는 도움이 안 될 것으로 보인다.
변동성이 높아지면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위험한 모기지 채권보다 국채에 몰리면서 모기지 금리가 오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