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는 3분기 인도한 차량이 월가 기대치를 밑돌면서 2일(현지시각) 주가가 3.49% 하락했다. 그러나 테슬라의 글로벌 인도 차량이 올해 들어 처음으로 3분기에 6.4% 증가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테슬라 인도 차량 증가는 금리 인하에 따른 전기차 수요 증가를 뜻한다고 보도했다. 시장에서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이 사라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테슬라는 3분기에 46만2890대의 차량을 인도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조사기관 LSEG가 집계한 월가 기대치 46만9828건을 밑돌았다.
테슬라의 3분기 인도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4%가 증가한 것이다. NYT는 “올해 상반기에 판매량 하락에 시달렸던 테슬라가 다시 안정을 찾아간다는 기대감을 투자자들에게 주었다”고 평가했다.
테슬라는 미국 시장에서 자동차 할부 대출 금리 2.5%를 제공해 판매량을 늘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지난달 18일 기준 금리를 0.5% 포인트 내리는 빅컷을 단행함에 따라 테슬라가 자동차 대출 금리를 낮출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다. 연준에 이어 유럽, 중국 등 다른 나라의 중앙은행들도 연쇄 금리 인하에 나서고 있다.
연준이 추가 금리 인하 조처를 하면 미국에서 자동차 판매가 다시 늘어날 것으로 전문가들이 분석했다. 미국에서 현재 자동차 대출 금리는 신차의 경우 평균 7.1%, 중고차의 경우 평균 11.3%로 아직 낮아지지 않고 있다.
현대자동차·기아는 지난 9월 한 달간 미국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10.4% 감소한 총 12만7941대를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두 자릿수 감소는 지난 2022년 7월 이후 처음이다.
전반적인 판매 감소에도 현대차·기아의 전기차를 비롯한 친환경 차 판매가 증가세를 나타냈다. 현대차·기아 9월 미국 현지 친환경 차 판매는 2만6151대로 전년 대비 1.8% 증가했다. 특히 기아의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 판매량은 작년 동기 대비 각각 43%, 11% 늘었다.
현대차의 친환경차 비중은 20.4%로 5개월 연속 20%대를 웃돌았다. 특히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이 1만7565대로 전년 대비 12% 증가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전기차 판매는 14.2% 줄어든 8584대에 머물렀다.
GM은 올해 3분기에 전기차 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만2000대가 늘어나 60% 증가했다고 전날 발표했다. GM은 3분기에 2%의 판매 하락을 기록했으나 전기차 판매가 늘었다.
포드도 올해 3분기에 전기차 판매가 2만3500대 증가해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12% 증가했다. 포드는 3분기 전 차량 판매 증가율은 0.7%로 나타났다.
시장조사기관인 JD파워는 3분기 미국 내 신차 판매량이 0.2% 증가한 388만2600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또 다른 조사기관인 에드먼즈닷컴은 미국인들의 신차 구매가 3분기에 전년 대비 약 2.3% 줄어들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가 차지하는 비중은 현대차, 포드, BMW 등의 거센 도전으로 인해 줄어드는 추세라고 NYT가 지적했다. 그렇지만, 미국에서 판매되는 전기차의 절반가량이 테슬라이다. NYT는 “테슬라의 판매량 증가는 전기차 시장의 예상보다 따른 회복 신호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