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후보에 대한 아시아계 유권자들의 지지율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 아시아계 해리스 지지율, 트럼프보다 배 이상 높아
그러나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아시아계 유권자의 비중은 다른 인종에 비해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추세인데다 이번 대선의 주역인 해리스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 간 경쟁이 워낙 박빙 구도로 펼쳐지고 있다는 점에서 대선 결과에 미칠 영향이 결코 작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24일(이하 현지시간) 액시오스에 따르면 해리스 후보가 아시아계 유권자들 사이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사실은 아시아·태평양계(AAPI) 미국인 연구기관인 ‘AAPI 데이터(AAPI Data)’와 아시아·하와이 원주민·태평양 제도 주민 유권자 단체인 ‘APIA보트(APIAVote)’가 지난 3~9일 아시아·태평양계 등록 유권자 1166명을 대상으로 시카고대 여론연구센터(NORC)에 의뢰해 공동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확인됐다.
이날 발표된 이 조사 결과의 골자는 해리스 후보의 지지율이 66%를 기록해 트럼프 후보가 얻은 28%를 완전히 따돌렸을 뿐만 아니라 해리스에게 민주당 대선후보직을 물려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상반기 조사 때 기록한 46%보다 훨씬 더 많은 지지를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
지난 4~5월 실시된 비슷한 여론조사에서는 바이든이 46%, 트럼프가 31%의 지지율을 기록해 바이든이 트럼프보다 높은 지지를 받았으나 절반을 넘지는 못했다.
아시아계 유권자의 해리스 지지율을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인도계가 69%로 가장 높았다. 필리핀계가 68%, 일본계가 67%, 중국계가 65%, 한국계가 62% 순이었다.
◇ 투표 의향 있는 아시아계 유권자 77% 달해
액시오스는 “이번 조사 결과는 재선에 도전하기 위해 출마했던 바이든 대통령이 중도 하차하고 해리스에게 바통을 이어준 뒤 처음 나온 것으로, 바이든 대비 해리스 후보의 경쟁력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가 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고 전했다.
액시오스는 “게다가 근년에 실시된 대선에서 조지아주를 비롯한 최대 격전지에서 아시아계 유권자들이 민주당 후보를 지지했다는 점도 감안하면 초박빙의 선거 결과가 예상되는 주요 경합주의 향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번 대선에서 투표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조사 참여자 가운데 무려 77%가 반드시 투표장에 가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조사된 것이 해리스 캠프에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바이든이 중도 하차하기 전 실시된 조사에서는 투표 의향이 있다는 유권자 비율이 68%를 기록했었다.
◇ 해리스에 대한 아시아계 유권자의 인식
한편,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아시아계 유권자들의 또 다른 특징은 해리스 후보를 아시아계 지도자로 여기기보다는 여성을 대표하는 지도자로 인식하는 경향이 더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이다.
조사에 응한 아시아계 유권자들의 38%는 해리스 후보가 여성이란 점이 가장 중요한 것으로 본다고 답한 데 비해 27%는 아시아계라는 점이 가장 중요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기 때문이다.
미국 헌정사상 최초의 여성 부통령으로 기록된 해리스 후보는 자메이카 출신 이민자인 아버지와 인도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아프리카계·아시아계 미국인이다.
카르닉 라마크리슈난 AAPI 데이터 소장은 액시오스와 한 인터뷰에서 “아시아계 유권자들이 해리스 후보에게 보내는 관심이 매우 큰 것으로 볼 때 이들이 경합주의 승패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