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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국민가수 스위프트 '해리스 지지', 11월 대선 변수 될까

김현철 기자

기사입력 : 2024-09-13 13:50

테일러 스위프트가 지난 10일(현지시각) 카멀라 해리스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 간 TV 토론 직후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 사진=인스타그램이미지 확대보기
테일러 스위프트가 지난 10일(현지시각) 카멀라 해리스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 간 TV 토론 직후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 사진=인스타그램
‘미국 국민가수’로 통하는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가 오는 11월로 다가온 차기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어느 후보를 지지할지가 최근 미국 사회에서 큰 관심사였다.

단순히 매우 유명한 연예인일 뿐만 아니라 소셜미디어상에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물이라서다.

특히 그동안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들에 따르면 이번 선거의 경우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가 이기든,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승리하든 박빙의 승부가 펼쳐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상황에서 스위프트 같은 유명 인플루언서의 선택은 많은 미국 유권자들에게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조 바이든이 후보직을 내놓을 때까지도 입장을 표명하지 않아 이목을 더 끌었던 스위프트가 지난 10일(이하 현지시각) 해리스와 트럼프 간 첫 TV토론이 끝난 뒤 소셜미디어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을 통해 해리스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스위프트가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밝힌 것 자체가 놀라운 일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스위프트는 바이든 대통령이 출마했던 2020년 대선을 비롯한 주요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들을 줄곧 지지해왔기 때문이다.

◇ 스위프트 지지 받았다고 주장한 트럼프의 반응


지난달 17일 보수성향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스위프트와 스위프트 팬들이 트럼프에 대한 지지를 표시하는 모습을 담은 인공지능(AI) 합성사진을 공유하면서 “지지를 받아들이겠다”고 주장해 가짜뉴스 논란을 일으킨 바 있는 트럼프의 반응에 가장 먼저 이목이 쏠렸다.

USA투데이에 따르면 트럼프는 해리스에 판정패 당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인 문제의 TV토론이 끝난 다음 날인 11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스위프트가 해리스를 지지하고 나선 것에 대한 입장을 밝혀 달라는 질문이 나오자 “잘 모르겠다”고 밝혔다.

비록 “스위프트는 늘 민주당 후보를 지지해오지 않았느냐”면서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밝히긴 했으나 다소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트럼프는 “난 스위프트보다 브리트니 스피어스를 훨씬 더 좋아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 스위프트 지지 선언 뒤 유권자 등록 웹사이트 방문자 급증


미국 유력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막연한 추측보다는 실증적인 데이터를 근거로 스위프트의 선택이 11월 대선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지 진단했다.

NYT가 먼저 들여다본 데이터는 미 연방 선거관리위원회(EAC) 산하 유권자 등록 웹사이트 ‘보트닷거브(vote.gov)’다. 스위프트가 해리스 지지를 선언한 글에서 “반드시 유권자로 등록해야 한 표를 행사할 수 있다”고 강조했기 때문이다.

미국의소리에 따르면 대통령 선거 때마다 시민권자임에도 유권자 등록을 하지 않아 투표에 참여하지 못하는 미국인이 수백만 명에 이른다.

NYT는 “이 웹사이트로 연결되는 링크를 스위프트가 글에 공유했는데 확인한 결과 무려 40만여 명이 스위프트의 글이 올라온 뒤 24시간 동안 이 웹사이트를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NYT는 평소 이 웹사이트의 하루 방문자 수가 평균 3만 명 수준이란 점을 감안하면 폭발적인 증가라고 강조했다.

◇ 엇갈리는 연구 결과


NYT는 “그러나 이 데이터만으로 판단을 내리는 것은 한계가 있다”면서 “유명 인사가 선거에 미치는 영향을 선거 전문가들이 연구한 사례들을 아울러 검토하는 것이 더 확률이 높은 전망을 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지적했다.

NYT에 따르면 미국의 유명 방송인인 오프라 윈프리가 지난 2008년 대선에 출마한 버락 오바마에 대한 지지를 선언한 것이 오바마가 민주당 내 후보 경선에서 승리하는 데 미친 영향을 전문가들이 연구한 결과가 여러 연구 결과 가운데서 주목된다.

당시 연구 결과 윈프리의 지지 덕에 오바마가 100만 표 정도를 당내 경선에서 추가로 얻은 것으로 추정됐기 때문이다.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투표한 유권자는 총 3000만여 명이었다.

그러나 윈프리의 사례는 당내 경선을 대상으로 한 연구라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는 반론도 있다. 본선 결과에 미치는 유명 인사의 영향력은 다를 수 있다는 것.

전문가들에 따르면 지난 2016년 대선에 민주당 후보로 나선 힐러리 클린턴의 경우가 실증적인 사례로 꼽힌다.

클린턴 후보가 미국 역사상 첫 여성 대통령으로 선출될지가 당시 대선의 최대 관심사였고, 스위프트만큼 유명한 여가수인 비욘세, 유명 영화배우 조지 클루니 등 상당수의 유명 연예인들이 클린턴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음에도 클린턴은 맞상대였던 트럼프에게 지고 말았다.

◇ 스위프트 팬들의 정치적 성향


NYT는 “따라서 유명 인사의 선택이 대선 결과에 영향을 준다고 확언하기는 어렵다”면서 “다만 여론조사업체 유고브가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스위프트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내용은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 전했다.

이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해리스와 트럼프를 모두 지지하지 않는 입장인 미국 유권자의 3분의 1 정도가 스위프트의 팬이라고 밝혀 스위프트의 팬층이 정치적으로 보면 여야에 걸쳐 고루 분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

NYT는 “이 조사 결과를 기준으로 판단한다면 이들 가운데 적어도 일부는 스위프트의 선택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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