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美 정부 세수 연 480억달러 감소"…상위 1% 가구 연평균 1만3000달러 절세
이미지 확대보기상장지수펀드(ETF)에 적용되는 미국의 세제 혜택이 연간 480억달러(약 736조3200억원)의 세수 감소를 초래하고 있으며 혜택의 대부분이 초고소득층에 집중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고 블룸버그통신이 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블룸버그가 자체 추산한 바에 따르면 ETF 세금 혜택으로 미국 재무부가 잃는 세수는 연간 약 48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 예산 약 240억달러(약 368조1600억원)의 두 배 규모다.
또 미국 국제개발처(USAID)의 예산 약 350억달러(약 536조9000억원), 팁 소득 비과세 정책에 따른 세수 감소 규모 약 100억달러(약 153조4000억원)를 웃돈다.
미국 로버트모리스대학의 스티븐 호다지 교수는 "이제는 재무부 입장에서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의 세수 손실"이라며 "혜택 상당 부분이 초고액 자산가에게 돌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 ETF의 '마법 같은 절세 구조'
블룸버그에 따르면 논란의 핵심은 ETF가 활용하는 현물교환 거래 구조다.
현행 미국 세법은 ETF가 보유 주식을 현금으로 매각하지 않고 금융기관과 ETF 지분으로 교환하는 경우 자본이득세를 부과하지 않는다.
이를 통해 ETF는 주가가 크게 오른 종목을 매도하지 않고도 포트폴리오에서 제거할 수 있다.
시장에서는 이를 활용한 대표적 절세 기법으로 '하트비트(heartbeat)' 거래를 꼽는다.
이는 대형 금융기관이 ETF에 단기간 대규모 자금을 넣었다가 다시 빼내는 방식이다. 그래프상 심전도 모양과 비슷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었다.
블룸버그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ETF들은 하트비트 거래를 통해 약 2930억달러(약 449조4620억원) 규모 자산을 세금 부담 없이 이전했다.
ETF 시장 성장과 함께 하트비트 거래도 급증했다.
2010년대 초반에는 ETF 순유출 자금 가운데 하트비트 거래 비중이 5% 미만이었지만 2017년 이후 평균 9% 수준으로 상승했다.
◇ 상위 1%가 최대 수혜
블룸버그는 ETF 절세 효과가 대부분 고소득층에 집중된다고 분석했다.
추산에 따르면 미국 상위 1% 가구는 ETF 세금 혜택으로 연평균 약 1만3000달러(약 1994만원)를 절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중산층 가구의 평균 절세 규모는 약 23달러(약 3만5000원)에 그쳤다.
전체 세금 혜택 가운데 약 40%가 상위 1%에 돌아가는 것으로 집계됐다.
만약 미국 뮤추얼펀드 업계 전체가 ETF 구조를 도입할 경우 상위 1% 가구는 추가로 연간 약 1만1000달러(약 1687만원)의 세금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됐다.
펜실베이니아주 빌라노바대학의 라비 무사위 교수는 "이 제도는 장기간 자금을 묶어둘 수 있는 부유층에게 유리하게 설계돼 있다"고 말했다.
◇ "중산층 투자자도 혜택" 반론
업계는 이같은 비판에 반발하고 있다.
미국 투자회사협회(ICI)는 성명을 통해 "ETF는 약 2000만 미국 가구가 보유한 대표적인 장기 투자 수단"이라며 "세제 혜택은 장기 저축과 투자를 장려하는 공정한 제도"라고 주장했다.
ICI는 ETF가 세금을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투자자가 자산을 실제 매도할 때까지 과세를 연기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반면 비판론자들은 실제로는 세금이 완전히 사라지는 경우도 많다고 지적한다.
투자자가 ETF를 사망 시점까지 보유하면 상속인이 사실상 세금 부담 없이 처분할 수 있는 사례도 있기 때문이다.
뉴욕대 법학전문대학원의 대니얼 헤멀 교수는 "의회가 1969년 이 규정을 만들 당시에는 이런 규모의 혜택을 예상하지 못했다"며 "사실상 우연히 생긴 세금 특혜"라고 평가했다.
블룸버그는 ETF 시장 규모가 2021년 이후 두 배 가까이 확대된 점을 고려하면 현재 세수 감소 규모는 앞으로 더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