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에모리대 연구팀, 20년간 양국 270만 개 기업·공장 데이터 추적 분석
中이 점찍은 산업군, 미국 내 동종 공장 고용 5%·투자 6% 감소 타격
글로벌 빅테크·기업 주주들은 ‘호황’ 누렸지만, 美 현지 노동자들은 철저히 소외
中이 점찍은 산업군, 미국 내 동종 공장 고용 5%·투자 6% 감소 타격
글로벌 빅테크·기업 주주들은 ‘호황’ 누렸지만, 美 현지 노동자들은 철저히 소외
이미지 확대보기중국이 국가 주도로 특정 전략산업을 육성할 때마다 미국 내 동종 업계 공장들은 폐쇄 위험이 커지는 등 심각한 타격을 입은 반면, 기업 주주들은 공급망 다각화와 중국 현지 이전을 통해 홀로 호황을 누리는 ‘성장 불균형’이 심화되었다는 지적이다.
8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인용 보도한 미국 에모리 대학교(Emory University) 장웨이 금융학 교수의 공동 연구 논문에 따르면, 중국의 5개년 계획은 미국 제조업 생태계의 판도를 바꾸는 거대한 통상 압박으로 작용해 왔다.
중국 관영 언론은 5개년 계획을 시장 요인과 거시 전략을 결합해 장기적인 정책 연속성을 보장하는 제도적 강점으로 자평해 왔지만, 이것이 미국 공장들에는 고용 상실과 투자 감소라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는 분석이다.
중국이 점찍으면 美 공장 흔들… 일자리 5%·투자 6% 증발
장웨이 교수 연구팀은 중국의 제10차(2001~2005년) 및 제13차(2016~2020년) 5개년 계획 기간 동안 미국 내 160만 개 물리적 공장과 110만 개 중국 기업의 방대한 데이터를 정밀 추적했다.
분석 결과, 중국 당국이 5개년 계획을 통해 특정 산업을 국가적으로 전폭 지원한 시기에 미국 내 동종 분야 공장들은 평균적으로 약 5%의 일자리와 약 6%의 투자를 상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해당 산업에 속한 미국 공장의 폐쇄 확률도 1%포인트 상승하는 고용 충격을 겪었다.
이는 중국 내 동종 산업이 단 하나의 5개년 계획 주기 내에 고용과 투자, 총생산량을 12%에서 15%까지 급격히 분출하며 급증시킨 것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장 교수는 이를 "전 세계적인 생산 능력의 강제 교체 과정"이라며, 중국이 국가 주도 보조금과 거시 전략을 지렛대 삼아 전 세계로 수출을 확장하는 동안 미국의 제조 수출 기반은 구조적으로 축소될 수밖에 없었다고 짚었다.
“미국 기업과 미국 공장은 다른 문제”… 주주만 웃은 20년의 역설
연구팀은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활동하는 ‘미국 기업(주식회사)’과 미국 영토에 세워진 ‘미국 공장(생산기지)’ 간의 실적 괴리에 주목했다. 많은 미국 기업들은 중국의 산업 정책이 강화되자 투자를 상류(원자재)나 하류(유통·서비스) 부문으로 빠르게 이전하거나, 생산 기지 자체를 해외로 옮기는 방식으로 통상 규제 압박을 우회했다.
심지어 일부 기업들은 중국 본토 가치사슬 안으로 직접 진입해 베이징 정부가 제공하는 파격적인 감세 혜택과 정부 보조금을 따내는 영악한 전략을 취하기도 했다.
장 교수는 "미국 기업과 미국 공장은 완전히 별개의 문제"라며 "글로벌 공급망을 유연하게 활용한 글로벌 기업의 주주들은 지난 20년간 사상 유례없는 호황을 경험하며 막대한 이익을 챙겼지만, 미국 본토 공장을 지키던 노동자들은 철저히 소외되며 대가를 치러야 했다"고 꼬집었다.
15차 계획 시작한 중국, 이제는 ‘코끼리’… 내부 수요로 체질 바꿔야
중국이 올해 초 최신 거시 전략인 ‘제15차 5개년 계획’ 주기를 전격 시작함에 따라, 장 교수는 현재의 통상 환경이 과거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차원의 게임이 될 것이라고 강력히 경고했다.
중국이 이미 미국에 필적하는 거대 경제 대국으로 성장했기 때문에, 이제는 전 세계 시장이 중국의 가공할 만한 과잉 생산 능력을 더 이상 흡수해 줄 수 없다는 진단이다.
장 교수는 "중국이 미국 경제의 6분의 1이나 8분의 1에 불과했던 작은 플레이어 시절에는 국내 소비를 훨씬 초과하는 생산량을 해외 자유무역 시장에 덤핑으로 쏟아내도 시스템이 소화할 수 있었다"며 "하지만 이제는 거대한 코끼리가 된 중국이 이 같은 무역 불균형을 계속 유지하며 내부 소비가 아닌 수출에만 의존하려 한다면 전 세계 무역 질서가 극심한 혼란과 파탄에 빠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주요 경제국들이 잇따라 보호무역 장벽을 높이고 자국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해 국가 주도의 산업 정책을 부활시키는 2026년 현재의 변화된 글로벌 환경 속에서 중국의 이 같은 과잉 공급 구조는 심각한 안보 갈등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다.
그러나 서방의 이 같은 과잉 생산 우려에 대해 중국 상무부는 "국가의 생산량이 국내 수요를 초과한다고 해서 이를 무조건 과잉 생산 능력으로 정의하는 것은 촘촘히 상호 연결된 글로벌 공급과 수요의 현실을 무시한 협소한 관점"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카를로스 쿠리야마 APEC 사무국 정책지원부장 역시 "글로벌 무역 불균형 해소의 책임을 중국에만 전가할 수는 없다"며 "무역 적자를 내고 있는 서방 국가들도 단순한 규제를 넘어 자체적인 투자 효율성과 생산성 향상을 통해 제조 경쟁력을 강화해야 하며, 이는 양측 모두가 행동해야 할 복합적인 문제"라고 제언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