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위안화가 20일(현지시각) 거래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16개월 만에 최고치로 상승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이번 주 기준금리 인하에 이어 중국 당국이 새로운 경기부양책을 발표할 것이라는 시장의 베팅이 강화되면서 위안화 강세를 견인했다.
역내 위안화는 이날 6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달러당 7.0420위안까지 올라 2023년 5월 24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로이터 통신은 과도한 위안화 절상 속도를 막기 위해 중국 국영은행들이 역내 시장에서 달러 매수에 나서면서 그나마 위안화 상승 폭을 제한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PBOC)이 사실상의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를 동결했지만, 부진한 중국 경제를 떠받치기 위해 더 많은 부양 조치를 시행할 것이란 전망이 위안화 강세를 주도했다.
전문가들은 연준이 50bp의 대규모 금리 인하에 나선 만큼 중국이 위안화에 과도한 타격을 주지 않으면서도 정책 완화에 나설 수 있는 여력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중국 위안화는 7월 말 이후 달러 대비 약 3% 상승하며 상반기의 하락 폭을 만회했다.
핀포인트 자산운용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지웨이 장은 로이터에 "경제의 디플레이션 압력을 해결하기 위해 인민은행이 여전히 앞으로 몇 달 안에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중국의 금리 인하가 위안화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전문가들은 중국의 금리 인하 속도가 미국보다 완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또한 중국이 더 큰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발표할 경우 금리 인하로 인한 부정적 영향이 상쇄될 것으로 내다봤다.
로이터는 또한 위안화가 수출 기업들의 환전 수요로 절상 압력을 받는 가운데 이러한 추세가 가속화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씨틱증권의 양 판 수석 매크로 애널리스트는 투자자 노트에서 "중국 수출업체들의 집중적인 달러 매도는 잠재적으로 외환 변동성을 증가시켜 위안화를 달러당 7.0에 가깝게 밀어붙일 것"이라고 밝혔다.
판 애널리스트는 다만 중앙은행이 위안화 환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길 원하는 만큼 위안화가 달러 대비 7.0위안 이상으로 절상될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그는 중앙은행이 위안화가 어느 방향으로든 오버슈팅되는 것은 원치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시장 개장 전 인민은행은 위안화 중간 기준 환율을 거의 16개월 만에 최고치인 달러당 7.0644달러로 설정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