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5일(이하 현지시각) 치러지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TV 토론을 가졌다. 두 후보는 경제문제와 이민, 외교정책에 이르는 폭넓은 주제로 100분간 ‘설전’을 벌였다.
10일 TV 토론에서 나온 주요 쟁점들을 살펴보았다.
▲ 법인세·관세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정부 시절의 고물가에 대해 ‘사상 최악의 인플레이션’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책임이 바이든 행정부의 2인자 해리스 부통령에게도 있다고 날을 세웠다.
이에 대해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 경제 정책의 상징처럼 되어온 고율의 관세가 도리어 인플레이션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맞받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국 이외의 국가로부터 수입되는 물품에 대해서도10~20%의 관세 부과를 주장하고 있다. 중국에 대해선 100% 관세를 예고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그렇게 되면 관세가 결국 국내 소비세를 올리는 효과를 가져와 물가 폭등을 불러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임기 도중 가혹한 대중 관세를 도입했지만 인플레이션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두 후보는 법인세를 두고도 현격한 견해차를 드러냈다. 해리스 부통령은 법인세의 28% 인상을 주장한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선인은 미국 내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에 한해 법인세율을 현행 21%에서 15%까지 낮추겠다고 공약했다.
▲ 중국 두들기기
중국 문제에 대해선 두 후보 모두 강경일변도였다. 마치 누가 더 중국을 거칠 게 다룰지를 놓고 경쟁하는 분위기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국 두들기기가 자신의 대통령 시절 시작된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리스가 내 철학을 따라하려 한다"며 원조임을 과시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행정부 시절 중국에 첨단 반도체를 수출해 중국군의 근대화를 도왔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리스가 당선되면 대중국 강경을 철회할 것이다”며 “그녀의 아버지는 마르크스주의자 교수”라고 공격했다.
▲ 낙태문제
이번 대선의 가장 뜨거운 이슈 중 하나인 낙태문제도 토론 주제에 올랐다. 최초의 여성 대통령을 노리는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는 대통령 시절 낙태를 헌법상 권리로 인정하는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을 목적으로 보수 대법관 3명을 지명했다”고 지적했다.
그녀는 “트럼프는 여성을 모욕하고 있다”며 “대통령에 당선되면 의회가 로 대 웨이드 판결을 합법으로 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문제의 민감성을 의식한 듯 평소보다 한결 누그러져 “낙태를 금지하는 것에는 찬성하지 않는다”며 이에 대한 판단은 각 주에 맡겨져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불법 이민에 대해 "그들은 최고 수준의 범죄자들이다. 쫓아내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불법 이민자들이 다른 주민의 애완견이나 고양이를 먹고 있다고도 말했다.
▲ 외교정책
두 후보는 최근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한다고 밝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해서도 날카로운 의견을 주고받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의 말을 지적하며 “러시아는 해리스를 만만하게 보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해리스 부통령은 “푸틴은 독재자이며 그는 당신과 일할 때가 그리울 것이다”고 반박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가 현재 대통령이었다면 푸틴은 지금쯤 키이우 대통령 궁에 앉아 있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1월 대선에서 승리하면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을 즉시 멈추게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해리스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 이스라엘은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게 된다”고 여러 차례 반복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반드시 정전 협상이 이루어지도록 노력하겠다”며 바이든 대통령의 외교노선을 이어갈 뜻을 밝혔다.
성일만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exan509@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