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0일 밤(이하 현지시각) 처음으로 대선 후보 TV 토론을 벌였다. 100분 남짓 진행된 두 후보의 TV 토론은 한 치의 양보 없는 치열한 난타전이었다.
대선 TV토론 데뷔전을 치른 해리스 부통령은 민주당 측 우려와 달리 'TV 진행의 달인'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전혀 밀리지 않았고, 토론 내내 미소를 띠는 등 여유를 보였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토론 막바지에 이르러 언성을 높이거나 흥분한 모습을 노출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해리스가 트럼프의 주의력을 분산시키며 대통령직에 적합하지 않다는 이미지를 심어주었다”고 보도했다.
CNN이 방송직후 여론조사 기관 SSRS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토론을 지켜본 유권자의 63%가 해리스 부통령이 더 잘했다고 답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손을 들어준 응답자는 37%.
토론 전 '어느 후보가 더 잘할 것으로 보느냐'는 물음에 대해선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각각 50%로 동률이었다.
지난 6월 27일 진행된 조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TV토론에선 이번과 반대로 유권자의 67%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우세했다고 답했다. 결국 TV토론의 후폭풍으로 바이든 대통령은 후보직을 내려놨다.
토론을 지켜본 등록 유권자의 45%는 해리스 부통령을 긍정적으로 본다고 답했다. 토론 전 같은 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에게 긍정적이라는 답변은 39%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39%가 우호적이라고 답했고, 비우호적이라는 답은 51%였다. CNN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의 TV토론에 앞서 가상 동전 던지기에서 승리했지만, 그 외에는 거의 이긴 것이 없었다”면서도 “해리스가 TV토론에서 트럼프를 능가했으나 선거를 주도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고 지적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토론 시작과 함께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연단으로 다가가 악수를 청하며 주도권을 장악을 시도한 후 줄곧 흐름을 놓치지 않았다.
CNN은 “해리스는 에너지가 넘치고 긍정적인 미래 비전을 제시했다. 반면, 트럼프는 불만에 차 있었고, 미국을 실패한 국가로 묘사하는 등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을 자극하려 했으나 여러 차례 반격을 받으며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고, 그녀에 대한 유효한 공격을 거의 성공시키지 못했다.
CNN은 “해리스 부통령이 일시적 성공을 거두었지만 토론에서의 승리가 반드시 선거에서의 승리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여운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