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한국 전자상거래 업체 쿠팡을 둘러싼 개인정보 유출 조사 문제가 미국 워싱턴 정가의 핵심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 정부의 쿠팡 조사와 제재를 두고 미국 의회에서 문제 제기가 잇따르는 가운데 쿠팡의 대미 로비 활동이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블룸버그통신이 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최근 비공개로 열린 미 의회 회의에서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쿠팡 관련 질의에 집중적으로 직면했다. 이번 질의는 약 3370만명, 한국 인구의 약 65%에 해당하는 고객 정보가 영향을 받은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후 한국 정부가 쿠팡에 대해 진행 중인 조사와 관련된 것이었다.
쿠팡은 미국 시애틀에 본사를 둔 전자상거래 업체로 국내에서는 ‘한국의 아마존’으로 불린다. 다만 미국 소비자들에게는 상대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기업이다. 그럼에도 쿠팡은 최근 워싱턴에서 공격적인 로비 활동을 펼치며 존재감을 키워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쿠팡은 최근 2년 동안 최소 550만 달러(약 806억 원)를 로비에 지출했다.
◇ 미 의회서 “미국 기업 차별” 주장 제기
회의에 참석한 일부 미 의원들은 한국 정부의 조치가 과도하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돈 베이어 미국 민주당 하원의원은 “쿠팡이 미국 기업이라는 이유로 불공정한 대우를 받는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쿠팡을 둘러싼 한국 정부의 조사는 사무실 압수수색과 다수 정부 부처의 제재, 일부 경영진에 대한 형사 기소까지 포함하고 있다. 쿠팡 측은 이러한 조치가 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사안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산 제품에 대해 25% 관세 부과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한미 통상 갈등의 한 축으로 부상했다.
여 본부장은 회의에서 미 의원들의 문제 제기를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반박하며 이번 조사는 한국에서 발생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불가피한 대응이라고 설명했다. 산업통상자원부도 성명을 통해 “쿠팡 사안은 현재 진행 중인 개인정보 유출 조사로 다른 한미 통상 현안과는 별개의 문제”라고 밝혔다.
◇ 트럼프 진영 핵심 인사들과 연결된 로비 네트워크
블룸버그는 쿠팡이 워싱턴에서 영향력을 키울 수 있었던 배경으로 강력한 인맥과 조직적인 로비 전략을 꼽았다. 쿠팡 이사회에는 2019년부터 케빈 워시 전 연방준비제도 이사가 참여하고 있다. 워시는 트럼프 대통령이 차기 연준 의장 후보로 지명한 인물이다.
또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쿠팡 초기 투자자인 스탠리 드러켄밀러와 인연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한국 정부의 쿠팡 단속을 “미국 기술 산업에 대한 공격”으로 규정한 바 있다.
쿠팡은 백악관과 미 의회에서 가까운 펜실베이니아 애비뉴에 사무실을 새로 열었고 워싱턴 캐피털스 아이스하키팀과 3년 파트너십도 체결했다.
◇ 한·미 통상 갈등 속 쿠팡 사안 부각
미 하원 법사위원회는 5일 쿠팡 한국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대행인 해럴드 로저스를 증인으로 소환해 한국 정부의 ‘미국 기업 표적 조사’와 관련된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쿠팡은 개인정보 유출 피해 규모가 과장됐다는 입장이다. 쿠팡 측은 3370만개 계정이 영향을 받았지만 실제로 외부로 다운로드된 정보는 3000건에 불과했고 광범위한 유포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국 당국은 조사가 진행 중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미 공화당 소속 대럴 아이사 하원의원은 소셜미디어 X에 올린 글에서 “한국이 합의를 지키지 않고 미국 기업, 특히 쿠팡을 표적으로 삼는다면 의회와 행정부 모두 이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 관계자도 트럼프 행정부가 쿠팡을 포함한 미국 기업들에 대한 한국의 조치에 우려를 갖고 있다고 전하면서도 이번 관세 조정 논의는 장기적인 통상 문제와 관련된 것이라고 밝혔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