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의 소유주 일론 머스크와 브라질 당국의 대립이 깊어지고 있다. 머스크는 X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려는 브라질 당국에 대해 '표현의 자유'를 내세워 맞서고 있다.
반면 브라질 당국은 정치색을 강화하려는 머스크의 과격한 언행으로 인해 자국 여론이 흔들리는 상황을 경계하고 있다. 머스크는 X에 “브라질 당국이 X의 사무실을 폐쇄하려든다”며 “그렇다고 비밀리에 실시되는 검열과 개인정보를 넘기는 일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30일 닛케이에 따르면 X는 최근 브라질 대법원으로부터 특정 콘텐츠나 계정을 제한하라는 명령을 받았고, “불응하면 브라질에 있는 법정대리인을 체포하겠다”는 경고를 받았다.
X에게 브라질은 중요한 시장이다. 2024년 봄 국가별 이용자수에서 브라질은 미국과 인도, 일본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머스크는 사무실을 닫더라도 X의 서비스는 브라질 국내에서 계속 이용할 수 있다고 했지만 브라질 대법원은 이마저 제동을 걸었다.
브라질 대법원은 28일 밤(현지시각) “24시간 이내에 (브라질이 의무화하는) 법정 대표자를 임명하지 않으면, 브라질 내에서의 서비스를 정지시킨다”라는 소환장을 머스크에게 보냈다.
머스크는 이밖에도 사법 방해 등의 혐의로 브라질 당국의 수사 대상에 올라 있다. 양 당사자 사이에 골이 깊어진 발단은 지난 4월 브라질 대법관 알레샨드레 모라에스에 대한 머스크의 비난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모라에스 대법관은 좌파 룰라 정권 하에서, 가짜 정보의 확산에 가담하는 ‘디지털 민병’의 단속에 나서고 있다. 그는 과격한 발언을 많이 해온 우파의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나 지지자들에 대해 엄격한 자세를 보여 왔다.
표현의 자유를 절대 신봉하는 머스크는 모라에스 대법관의 대처가 국가에 의한 언론 검열에 해당한다고 반발했다.
머스크는 모라에스 대법관을 '독재자'라고 부르며 사법당국이 명령한 계정의 제한을 모두 해제하며 맞불을 놓았다. 나아가 모라에스 대법관을 “탄핵으로 내쫓아야 한다”고 부추겼다.
브라질 대법원은 SNS가 정치와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을 경계해 왔다. 2018년 대선에서는 잘못된 정보가 확산되기도 했고, 2021년에는 대화 앱 텔레그램의 일시 폐쇄를 명령하기도 했다.
브라질 대법원과 머스크가 대립하는 이유에는 우파를 지원해온 그가 브라질의 정치에 강하게 개입하려는 것을 경계하는 심리가 자리잡고 있다.
머스크는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과는 자주 만나 우의를 다져왔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올 해 한 집회에서 머스크를 “민주주의를 지키는 인물이다”고 추켜세웠다.
성일만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exan509@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