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미국 군이 세계 에너지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이란의 기뢰부설 선박들을 공격해 최소 16척을 격침했다고 밝혔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벌이고 있는 이란 전쟁이 해상 에너지 수송로로 확산하면서 국제 원유 시장과 글로벌 해운에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10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중부사령부(CENTCOM)는 이날 호르무즈 해협 주변에서 기뢰를 설치하려던 이란 선박 여러 척을 파괴했으며 이 가운데 16척이 기뢰부설 선박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같은 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를 설치했다면 즉시 제거하기를 원한다”며 “기뢰가 설치됐는데도 제거하지 않는다면 지금까지 한 번도 보지 못한 수준의 군사적 결과가 뒤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일부 기뢰부설 선박이 이미 파괴됐다며 “추가 조치도 뒤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 이란 “수십개 기뢰 설치”…세계 석유 수송로 긴장
미국 정보 당국 보고에 정통한 소식통들에 따르면 이란은 최근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를 설치하기 시작했으며 현재까지 설치된 기뢰는 수십 개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은 여전히 전체 소형 보트와 기뢰부설 선박의 약 80~90%를 보유하고 있어 수백 개의 기뢰를 추가로 설치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호르무즈 해협은 오만과 이란 사이에 위치한 좁은 해협으로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에너지 수송로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에너지 컨설팅 업체 케이플러에 따르면 2025년 기준 하루 약 1300만배럴의 원유가 이 해협을 통과했으며 이는 전 세계 해상 원유 운송량의 약 31%에 해당한다.
CNN은 이란 혁명수비대가 소형 보트와 기뢰부설 선박, 해안 미사일 등을 이용해 해협을 사실상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전했다.
◇ 기뢰만으로도 사실상 봉쇄 효과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2009년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란은 기뢰전을 대규모 파괴 수단이 아니라 선박 운항을 위협해 해운 비용을 높이고 선박 통항을 억제하는 방식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텍사스 오스틴대 산하 로버트 스트라우스 국제안보법센터는 호르무즈 해협 항로에 기뢰가 설치될 경우 선박을 특정 항로로 유도하거나 해운 보험료를 급등시키는 방식으로 큰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기뢰 설치나 기뢰 위협만으로도 사실상 봉쇄와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중동 지역 유조선 운임은 최근 사상 최고 수준까지 급등했고 일부 해상 전쟁 위험 보험사는 페르시아만 운항 선박에 대한 보장을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 유조선 호위 논의…미 해군은 아직 거부
미국 정부는 유조선 호위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실제 실행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댄 케인 미국 합참의장은 펜타곤 브리핑에서 “필요하다면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을 호위하는 방안을 포함해 여러 선택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해군은 현재까지 해운업계가 요청한 선박 호위 요청을 대부분 거부하고 있으며 공격 위험이 너무 높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란 혁명수비대 측은 미국 선박 호위가 이뤄질 경우 미사일과 드론으로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송은 이미 큰 차질을 빚고 있다. CNN은 현재 하루 약 1500만배럴의 원유와 약 450만배럴 규모의 정제 연료가 사실상 수송이 막힌 상태라고 보도했다.
이 같은 불확실성 속에 국제 유가는 크게 출렁이고 있다. 최근 유가는 한때 배럴당 90달러(약 13만 원)를 넘어섰다가 80달러(약 11만6000원) 아래로 떨어지는 등 급격한 변동을 보였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