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현지시각) 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애플 보유 지분 거의 절반을 매각했다는 사실을 공시해 5일 애플 주가 급락을 불렀던 버크셔가 2분기 매각을 끝으로 이제 포트폴리오 조정을 마무리한 것으로 분석된다.
버크셔는 14일 밤 공개한 13-F 공시에서 애플 지분 매각은 이제 마무리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시사했다.
지분 절반 매각
앞서 버크셔는 3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10-Q 보고서를 통해 애플 보유 지분 절반을 매각했음을 공개했다.
공시에 따르면 버크셔의 6월말 현재 애플 지분 규모는 약 4억주로 석 달 전 7억8900만주에 비해 약 절반 정도로 줄었다.
1000만주 정도를 매각했을 것이라던 예상과 달리 약 4억주를 매각한 것이다.
버크셔가 애플 지분을 축소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버크셔는 5월 4일에도 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공시를 통해 1분기에도 애플 주식을 대거 처분한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정확한 매각 규모는 밝히지 않았지만 버크셔는 1분기 중 애플 주식 약 1억1600만주를 매각한 것으로 추산됐다. 지분 13%를 줄였다.
버크셔는 지난해 12월 후반부터 애플 지분을 매각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2분기에 절반을 매각하면서 혹시 애플에서 완전히 손을 털고 나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불러일으킨 바 있다.
일반 투자자들보다 애플 속 사정을 더 잘 알 수 있는 버핏이 무엇인가 이상 신호를 감지하고 애플에서 빠져나오는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확하게 4억주
그러나 14일 공개된 13-F 보고서는 이런 우려가 다 기우였음을 시사했다.
공시에 따르면 버크셔는 2분기 중 애플 보유 지분 가운데 약 3억8900만주를 매각했다. 6월 30일 현재 보유 애플 주식 수는 정확하게 4억주였다.
배런스에 따르면 일부 버크셔 전문가들은 버크셔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인 버핏의 습성으로 볼 때 애플 보유 지분 수가 정확히 4억주라는 점이 의미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버크셔의 3000억 달러 주식 포트폴리오를 관리하는 버핏이 우수리 없이 딱 맞아 떨어지는 숫자를 좋아하는 데다 무엇보다 4억이라는 숫자가 갖는 상징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들은 버핏의 종목으로도 불리는 코카콜라를 그 예로 들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버크셔는 지난 25년 넘는 기간을 코카콜라 주식을 들고 있었고, 이 기간 보유 주식 수는 정확하게 4억주다.
버핏이 애플 주식 4억주만 남기고 모두 매각한 것은 이제 이 4억주로 끝까지 가겠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는 주장이다.
한 전문가는 정확하게 4억주로 분기를 마무리한 것은 우연 치고는 지나친 우연이라면서 아마도 버핏이 본사 직원들에게 애플 주식 매각을 4억주에서 멈추라고 지시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