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NC)가 유럽 신생 게임사 문 로버 게임즈에 시드 라운드 투자를 집행했다. 2015년 이후 9년 만의 서구권 게임사에 직접 투자한 것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변화의 시발점이 될 전망이다.
문 로버 게임즈는 2023년 스웨덴에서 설립된 게임사로, 공식 사이트에 따르면 '배틀필드', '파 크라이', '스타워즈 배틀프론트', '톰 클랜시의 디비전', '미러스 엣지' 등 개발에 참여한 베테랑들이 모인 게임사다.
비즈니스 소셜 미디어 링크드인에 따르면 회사의 줄리언 웨라(Julien Wera) 대표는 유비소프트와 일렉트로닉 아츠(EA)의 유럽 자회사 DICE(Digital Illusions Creative Entertainment), 패러독스 인터랙티브 등을 거쳐왔다.
문 로버 측은 현재 데뷔작으로 이용자 협동이 중심이 되는 1인칭 슈팅(FPS) 게임 '프로젝트 올더스(가칭)'를 개발 중이다. 명확한 테마는 알기 어려우나, 올더스란 명칭은 디스토피아 SF의 대명사 '멋진 신세계'로 유명한 영국 소설가 올더스 헉슬리에서 따온 이름일 가능성이 있다.
웨라 대표는 "이번 투자는 당사에 있어 매우 중요한 모멘텀"이라며 "NC가 보유한 온라인 게임 개발, 운영 노하우와 우리의 경험, 비전을 결합한다면 새로운 플레이 경험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시드 라운드 투자는 스타트업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진입해 자금을 필요로 하는 '시리즈 투자' 이전, 제품 초창기에 유치하는 투자를 일컫는다. NC는 이번에 문 로버 측에 총 350만달러(약 48억원)를 투자했다고 발표했다.
NC가 서구권 게임사에 투자한 것은 2015년 캐나다 디스게임스튜디오의 지분을 취득한 이후 9년 만의 일이다. 특히 신생 개발사에 시드 투자 형태로 진행하는 것은 '퍼블리셔'보단 '게임 개발 전문사'로서 입지를 구축해온 NC에게 있어 이례적인 행보다.
실제로 NC는 이번 투자를 시작으로 문 로버 측의 개발 진척 상화에 따라 추가 투자, 퍼블리싱 계약 등 장기적인 협력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 로버 외에도 신규 시장 창출을 위해 국내외 기업에 투자, 퍼블리싱 판권 확보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이번 투자에 관해 박병무 NC 공동 대표는 "앞으로 NC가 보여줄 변화의 시발점"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투자 외에도 오는 8월부터 △국내 개발 스튜디오 지분·판권 투자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 위한 협업 △자체 개발작 중심의 게임 서비스 플랫폼 '퍼플'의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 계획 등을 차례로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박 대표는 ""슈팅 장르에 대한 전문상을 갖춘 문 로버와의 협업이 향후 세계 각 지역별 개발 클러스터 구축, 글로벌 시장 확장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NC가 보여줄 변화와 더불어 기존 IP 경쟁력 강화, 신작 출시 등도 차질 없이 병행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