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의 체중 감량 주사제 '위고비'가 영국에서 심혈관 질환 예방 치료제로 승인받았다. 이로써 위고비는 비만 치료를 넘어 심장병과 뇌졸중 등 심각한 질환 예방에도 활용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23일(현지시각) CNBC에 따르면 영국 의약품규제청(MHRA)은 위고비를 과체중 또는 비만 성인의 심혈관 질환 위험 감소에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승인은 지난 3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에 이은 것으로, 위고비가 심혈관 질환 예방 효과를 입증한 대규모 임상시험 'SELECT' 결과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SELECT 임상시험은 심혈관 질환 고위험군인 과체중 또는 비만 성인 1만7604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위고비 투여군은 위약군에 비해 주요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20% 감소했으며,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도 17% 낮았다.
노보 노디스크의 주가는 발표 이후 상승세를 보이며 런던 시간 오후 4시 10분까지 1.46% 올랐고, 이후에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MHRA는 이번 승인이 비만으로 인한 심각한 건강 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요한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셜리 호퍼 MHRA 혁신 의약품 부국장은 "위고비의 심혈관 질환 예방 효과는 비만 치료 분야의 획기적인 성과"라며 "비만과 심혈관 질환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승인으로 위고비는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확고히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도 심혈관 질환 예방 적응증을 추가 승인받은 위고비는 전 세계 비만 치료제 시장을 석권하며 '블록버스터' 약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위고비의 높은 가격과 품귀 현상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일각에서는 위고비의 심혈관 질환 예방 효과가 과장됐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노보 노디스크는 위고비 생산량 확대와 함께 안전성 및 효과에 대한 추가 연구를 진행하며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겠다는 입장이다. 위고비가 비만 치료를 넘어 심혈관 질환 정복 시대를 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