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이 12일(현지시각) 뉴욕 시장에서 차익 실현 매물로 소폭 하락했으나 온스당 2400달러를 굳건히 지키며 3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조만간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커지면서 금값의 랠리가 견고한 모습이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은 온스당 0.24% 하락한 2416.10달러를 기록했다. 금값은 그러나 주간으로는 거의 1% 상승했다.
금 현물은 뉴욕 시장 후반 온스당 2411.57달러에 거래되며 전일 대비 0.1% 하락했다.
금값은 11일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 대비 예상 밖의 하락세를 보인 뒤 거의 2개월 만에 최고치로 상승한 바 있다.
물가 지표 둔화로 미국의 디스인플레이션 추세가 재개됐다는 견해에 힘이 실리자 연준의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부쩍 강해졌다.
이날 발표된 6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월가 전망치를 소폭 상회했지만, 시장은 여전히 CPI 지표 둔화에 주목하면서 9월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을 키웠다.
킷코 메탈의 짐 와이코프 선임 시장 애널리스트는 로이터에 "약간의 차익실현 압력과 견고한 상승세 이후 일상적인 되밀림이 나왔다“면서 ”PPI 보고서는 예상보다 뜨거웠고, 이는 금의 매도 압력을 가중시켰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PPI 수치에도 불구하고 올해 연준이 이르면 9월에 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CME 그룹의 페드워치 툴(FedWatch Tool)에 따르면 이날 시장은 9월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96%로 반영했다.
낮은 금리는 무수익 자산인 금의 보유 비용을 낮춰 가격 상승에 우호적으로 작용한다.
전망 엇갈려..."견고한 수요" vs "많이 올랐다"
금값은 고금리와 고질적인 인플레이션 압력 등에도 불구하고 올해 들어 17% 상승했다.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강력한 매수세와 투자 수요 유입 및 정치적 위험 고조에 따른 위험 회피 성향 등이 금값 상승을 견인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TD증권은 투자자 메모에서 “각국 정부가 여전히 외환보유고 다변화를 위해 금 매수에 관심이 있다”면서 “연준의 금리 인하 시기 예측이 더 확실해지면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금 현물 가격은 지난 5월 2450.06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뒤 6월에는 2200~2300달러대를 중심으로 조정 받았다.
다만 일각에서는 금값의 상승 속도가 과도하다는 진단과 함께 추가 상승 여력이 강하지 않다는 분석도 나왔다.
HSBC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평균 금 가격 전망치를 온스당 2160달러에서 2305달러로 상향 조정했으나 올해 4분기 또는 2025년까지 금값이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HSBC는 실질금리 상승에도 불구하고 올해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점진적으로 상승세가 과도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은행은 2025년에는 실질금리가 금값에 부담을 줄 것으로 내다보면서 2025년 전망치를 온스당 2105달러에서 1980달러로 낮췄다. 이는 금값이 현재 수준에서 12% 정도 하락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