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가 동남아시아 최초로 태국에 전기차 공장을 설립하고 본격적인 생산에 돌입했다. 유럽연합(EU)의 고율 관세를 피하고 급성장하는 동남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4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비야디는 태국 라용 지역에 4억9000만 달러(약 6700억 원)를 투자해 연간 15만대 생산 규모의 전기차 공장을 건설하고 이날 공식 가동에 들어갔다. 이 공장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를 포함한 다양한 전기차 모델을 생산하며, 특히 유럽 시장을 겨냥해 우핸들(오른쪽 운전석) 차량을 생산할 계획이다.
이는 최근 EU가 중국산 전기차에 최대 37.6%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한 데 따른 대응책으로 분석된다. 비야디는 태국 공장에서 생산한 우핸들 차량을 유럽에 수출함으로써 중국산 차량에 부과되는 고율 관세를 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비야디는 태국 공장을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의 전초기지로 삼을 계획이다. 태국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정책에 힘입어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으며, 비야디는 이미 태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왕촨푸 비야디 회장은 "태국은 명확한 전기차 비전을 가지고 있으며 자동차 제조의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며 "비야디는 중국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태국 전기차 시장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야디는 헝가리에도 유럽 첫 생산 기지를 건설 중이며, 3년 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유럽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한편, 비야디의 이번 태국 공장 설립은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글로벌 시장 확장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중국 업체들은 자국 시장 경쟁 심화와 EU의 견제 속에서 동남아시아, 유럽 등 해외 시장 개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