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이 동유럽 원자력발전소 시장 공략을 위해 최고경영자(CEO)가 앞장서 현지에서 진두지휘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유럽에서 탄소 중립을 위해 재생에너지와 함께 원자력 발전을 확대하는 움직임에 맞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윤영준 사장을 필두로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원자력발전소 공사를 수주하기 위해 현지화 전략을 가동했다.
윤 사장은 지난달 25~26일 루멘 라데프 불가리아 대통령을 비롯해 보이코 보리소프 GERB 총재, 델리얀 페브스키 MRF 총재와 면담하며 원자력과 신재생에너지, 인프라 등 여러 분야에서 협업을 기대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윤 사장의 행보는 불가리아 의회의 최종 승인과 계약 체결만을 남겨둔 상황에서 현지에서 굳히기 전략을 펴는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국가 기간산업이라는 특성상 원전 시공자 선정 과정에서 불가리아 의회의 최종 승인이 필요한데, 의회에서 여러 목소리를 모아 합의해야 하니 추가 논의가 진행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현대건설이 현지에서 원전 로드쇼를 개최하고 주요 인사들과 만난 것 자체가 불가리아 원전 공사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건설도 체코 신규 원전 수주를 위해 한국수력원자력·두산에너빌리티와 함께 총력전을 펴며 이달 입찰 결과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수주가 성사되면 대우건설은 시공 주관사로서 각종 건물 시공과 기기 설치를 맡게 된다.
백정완 대우건설 사장은 지난 5월 말 체코에서 직접 수주 홍보활동을 벌였다. 지난 4월 입찰에서 프랑스 전력회사 EDF와 수주 경쟁 구도가 형성되면서 백 사장을 필두로 현지 행보를 강화한 모양새다.
이처럼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이 유럽에서 현지화 전략을 염두에 둔 행보를 보이는 이유는 유럽 원자력 시장이 다시 확대될 조짐이 보이기 때문이다.
그간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외치며 탈원전 기조를 뚜렷하게 드러냈던 유럽은 최근 탄소 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원자력 발전이 일정 부분 불가피하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정승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rn72benec@g-enews.com